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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회 법제화, 1500일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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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법제화전국네트워크의 지난 5년은 주민자치법제화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온 시간이었다. 길게는 1500일이 넘는 여정이었다. 그 과정에는 기대도 있었고 좌절도 있었다. 법안 통과를 눈앞에 두고 무산된 순간도 있었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했던 시간도 있었다. 그럼에도 전국 곳곳에서 주민자치를 꿈꾸는 수많은 활동가와 주민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법제화의 결과만이 아니라, 그 결과를 만들어 낸 과정 또한 우리 사회의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에 수요일엔마프에 기록하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다.

이 글은 단순한 활동 보고가 아니다. 주민자치법제화전국네트워크가 걸어온 길을 기록하는 동시에, 이제 막 새로운 출발선에 선 주민자치회가 앞으로 어디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해 보기 위한 기록이다.

법제화 운동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2020년 12월, 32년 만에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는 소식은 지방자치 현장에 큰 기대를 안겨주었다. 하지만 오랫동안 논의했던 주민자치 관련 조항이 최종안에서 빠져 있었고 지방자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주민자치회의 법적 근거가 삭제된 채 개정안이 통과되어서 많은 실망감도 동시에 안겨주었다.

당시 주민자치회는 이미 시범사업을 넘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었고, 법적 기반 마련은 시대적 과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던 상황이었기에 직접민주주의마을공화국, 전국민회준비위원회 등 단체들이 모여 "주민자치를 법률 속으로 되돌려 놓자"는 목표를 세우고 본격적인 주민자치법제화 운동을 진행하기 위해 2021년 5월 31일, 대전에서 주민자치법제화전국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주민자치법제화전국네트워크 창립선언문에는 세 가지를 약속이 있다.

첫째, 주민이 스스로 지역을 통치하는 주민자치의 주체가 될 것.

둘째, 전국 1만 명 주민의 뜻을 모아 주민자치법을 공론화할 것.

셋째, 전국 17개 시·도에 공론장을 만들고 개방형 주민자치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

돌이켜보면 이 약속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었다. 이후 5년 동안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스스로에게 약속한 행동계획이었다.

코로나19가 막지 못한 전국의 연결

방역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주었다. 온라인 공론장이 하나둘 열리기 시작했고, 화상회의와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전국의 활동가들이 같은 시간, 같은 주제를 놓고 토론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서울을 시작으로 제주를 비롯한 각 시·도에서 지역 공론장이 이어졌고,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와 함께하는 토론회도 개최됐다. 주민자치 활동가들의 역량을 높이기 위한 법제화 캠프와 정책 토론회도 계속 이어졌다.

국회에서도 움직임은 활발했다. 행정안전위원회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토론회를 개최하며 주민자치법제화의 필요성을 꾸준히 알렸다. 누군가는 자료를 만들었고, 누군가는 국회의원을 설득했으며, 또 다른 누군가는 전국을 돌며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전국 곳곳에서 조용히 그리고 끈질기게 이어진 주민자치법제화 운동은 특정 단체의 운동이 아니라 풀뿌리 민주주의를 원하는 모든 시민들의 운동으로 성장하였다.

다시 출발선으로 돌아간 주민자치 법제화

2023년, 제21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는 반드시 주민자치법이 통과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끝내 법안을 처리하지 못했고, 제21대 국회의 임기 종료와 함께 법안은 자동 폐기되었다. 수년 동안 준비했던 법안이 단 한 번의 본회의 표결도 거치지 못한 채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참담했다. 그날 국회를 나오며 많은 활동가들이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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