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엄청난 자원 쏟아부은 산업...한국은 왜 손놓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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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가 뜨겁다. 집으로 가는 길가에 피었던 장미 넝쿨 꽃잎이 버석하게 말라가고 있었다. 유월의 장미란 말이 무색했다. 목련, 개나리, 벚꽃, 진달래가 동시에 폈던 올 삼월이 떠올라 심란해진다. 이제는 말 안 해도 모두 안다. 지구가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걸.
우리 인류는 화석연료 사용으로 2세기 만에 폭발적인 발전을 이뤘지만 그 대가는 만만치 않다. 화석연료가 내뿜은 온실가스는 차곡차곡 쌓여 지구 온도를 상승시켰다. 지구가 뜨거워지자, 기후가 요동쳤다.
지구 온도 추가 상승이 1.5°C를 넘어가게 되면 50년마다 한 번 일어났던 극한 고온은 8.6배나 많아지고, 10년마다 한 번씩 발생했던 극한 폭우는 1.5배나 자주 일어날 것이다. 지금 우리가 겪는 기상 이변의 정도는 얼마 후 아주 가벼운 일상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2°C, 또는 4°C를 넘으면 그 충격은 대책을 세우는 것이 무색할 만큼(극한 고온은 40배, 극한 강우는 2.7배) 말할 수 없이 커진다. (<기후를 위한 경제학> 김병권)
기후가 흔들리면 식량도, 사람도, 에너지도 함께 흔들린다. 알퐁스 도데의 '황금 뇌를 가진 사나이' 동화를 생각한다. 황금으로 된 자기 뇌를 아까운 줄 모르고 쓰다가 결국 죽음에 이르는 어리석은 주인공의 모습이 지금 우리와 겹쳐 보인다. 지구를 화석연료 사용 이전으로 되돌리기엔 이미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끝장으로 치닫기 전에 멈출 수 있는 마지막 시점 앞에 우리가 서 있다는 사실이다.
기후 위기 속, 에너지 전환에 박차를 가하는 세계
2015년 12월, 기후 위기의 시급성을 인지한 195개국은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총회에서 '기후변화 협정'을 채택했다. 마침내 전 세계가 함께 "지구 온도 상승을 다 함께 막아보자"라고 손잡은 거다. 파리협정에 따라 참여국들은 2025년에 자발적으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를 설정해 2050년 탄소중립¹에 이를 때까지 실행 정책을 펼치고 5년마다 NDC를 점검하고 갱신해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파리협정에 따라 2025년 10월에 2035년에 도달할 NDC를 2018년 대비 53~61%로 제시하고 2026년 1월엔 이를 목표로 한국 녹색 대전환(K-GX, KOREA Green Transformation)을 선언했다. 또한 지난 5월 19일에는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 수급 계획'²을 발표하며 에너지 체제 전환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전 세계적으로 2020년 들어오면서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속도가 굉장히 빨라지고 있습니다. 최근에 신설되는 전 세계 전력 설비의 80% 이상은 태양광 아니면 풍력발전이 될 정도로 압도적으로 재생에너지가 에너지 전환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거든요.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2050년까지 탄소 중립 되려면 적어도 에너지 전환만큼은 2040년 이전에 끝나야 하기 때문이죠. 사실 시간이 정말 얼마 안 남았죠. 그래서 지금 한창 본격화한 상황이 아닌가 합니다."
녹색전환연구소 김병권 소장은 2026년이 에너지 대전환의 해로서 기후 위기 대응에 대단히 중요한 분기점이 될 거라고 힘주어 말했다.
탄소중립, 핵발전소는 답이 아니다
여기서 잠깐,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게 탄소중립의 목표라면 탄소배출을 하지 않는 핵발전은 그 대안이 될 수는 없는 걸까? 실제로 국내 핵에너지 연구자들은 위와 같은 논리로 핵발전을 에너지 전환 중심에 놓고 재생에너지를 보조적 방편으로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에 김병권 소장은 "핵에너지는 에너지 전환의 중심이 될 수 없다"라고 단호히 말한다.
"핵발전을 무탄소 전력원이라고 표현하든, 청정에너지라고 표현하든,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핵발전을 중심에 놓고 재생에너지가 보조인 정책은 없어요. 에너지 자원과 관련된 국제 공식 문서를 보더라도 에너지전환의 주인공은 재생에너지거든요. 핵발전이 아예 필요 없다고 보는 데도 꽤 있고요. 그런데 굉장히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만 핵발전과 재생에너지가 누가 주연이냐를 가지고 다투고 있어요. 이건 되게 예외적인 현상입니다. 크게 잘못된 거죠."
김병권 소장은 핵발전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한계를 크게 세 가지로 짚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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