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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배재고 사태' 막을까…중학교 근현대사 '20→30%' 확대(종합)

뉴시스 속보

[서울=뉴시스]정예빈 기자 = 배재고등학교 5·18 민주화운동 조롱 응원 사태로 역사교육 강화 요구가 높아진 가운데,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중학교 역사 교과서의 근현대사 비중을 현행 20%에서 30%로 확대하기로 했다.

교육부가 제안한 가칭 '역사콘텐츠 비평·분석' 선택과목 개설은 사회 교과군 융합 선택과목 형태로 신설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고, 중학교 사회교과군(사회·역사·도덕) 수업 시간을 연간 최소 510시간 보장하도록 하는 교육과정 개정은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국교위는 16일 오후 '2026년 제7차 회의'를 열고 교육부의 국가교육과정 수립·변경 요청에 대한 진행 여부를 심의·의결했다.

교육부는 지난 3월 학교 역사교육 활성화를 목적으로 중·고등학교 역사교육과정 개정을 요청한 바 있다. 현행 교육과정에서 20%에 불과한 중학교 역사 교과서의 근현대사 비중을 30%로 확대하는 방안을 국교위에 건의했다.

역사 왜곡 콘텐츠의 확산과 미디어를 통한 그릇된 역사관 노출에 대응하고자 고등학교 선택과목 가칭 '역사콘텐츠 비평·분석' 과목을 개설하는 방안도 포함했다. 사회 교과군 수업 시수 확보도 개정 요청에 담았다.

지난달 11일 열린 국교위 전체회의에서는 사회 교과군 수업 시수 확보 안이 반대로 가닥났으나, 중학교 역사 교과서 근현대사 비중 확대와 가칭 '역사콘텐츠 비평·분석' 과목 신설에 관해서는 위원 간 의견이 엇갈려 차기 회의에서 재논의하기로 했다.

국교위는 이날 사회 교과군 수업 시수 확보는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하고, 근현대사 비중 확대와 선택과목 신설 문제에 논의를 집중했다.

근현대사 비중 확대 안건은 위원 간 의견이 갈리면서 합의가 아닌 표결로 처리됐다. 김영도·김용·반상진·양오봉·운건영·이광호·이보미·이슬기·이현·전은영·정근식·차정인·최은옥 위원 등 13명이 찬성했고, 김건·김경회·김주성·손덕제 위원 등 4명이 반대했다. 박영환·장신호 위원 등 2명은 기권했다.

가장 첨예한 이견이 오간 지점은 근현대사 분량 확대가 배재고 사태로 드러난 역사 왜곡 문제를 실제로 개선할 수 있느냐는 부분이었다. 중학교 역사 교과서에 근현대사 분량이 부족한 만큼 교육과정 개정과 분량 확보를 통해 역사 왜곡 문제 해결의 첫걸음을 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반면, 시대사의 균형을 훼손하면서까지 단순히 분량만 늘리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근현대사 분량 확대에 찬성한 이보미 위원(대구교사노동조합 위원장)은 "고등학교의 경우 근현대사 비중이 아무리 크더라도 입시와 연관돼 있어서 기계적인 학습만 가능하다는 측면이 있다. 반면 중학교는 비교적 입시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10% 이상의 효과가 난다는 생각이 든다"며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를 조기에 학습하는 효과도 있고, 문제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차원에서 일단 양적으로 10%든 20%든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반대한 손덕제 위원(능소중학교 교감)은 "시대사 균형 훼손 우려가 있다"며 "전근대사와 근현대사를 배우는 과정에서 중학교 과정에서는 이 정도 비중이 맞다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 중요한 것은 열심히 가르쳐도 흥선대원군 앞에서 끊기는 것"이라며 "20%인 근현대사를 어떻게 실질적으로 아이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가 하는 방법적인 부분을 고려하는 것이 더 낫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차정인 국교위원장은 "중학교 역사 교과서 분량을 늘려서 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느냐는 엉뚱한 질문이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만 하면 된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국가 교육과정 개정이고, 중학교 역사 교과서에 부족한 근현대사 비중을 늘리는 것이다. 교과서에 적힌 것을 잘 가르치는 문제는 선생님과 교장 선생님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현 위원(우리교육연구소 이사장)은 개정에는 찬성했지만 단순한 분량 확대만으로는 왜곡된 역사인식을 바로잡을 수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위원은 "최소한 지난 6년 이상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은 근현대사를 65% 이상 공부해야 했다. 그런데도 청년 세대는 혐오적이고 역사 왜곡적"이라며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양적으로 10%만 늘린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분량 확대의 실효성 논쟁과 별개로 부분개정 추진의 타당성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국교위가 교육과정 개정을 진행하더라도 2030년에야 현장에 적용돼 전면개정과 시간 차가 크지 않은 만큼, 해당 내용을 전면개정에 포함해 논의하자는 의견과, 청소년 역사 왜곡 문제가 시급한 만큼 부분개정으로라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이 맞섰다.

기권을 택한 박영환 위원(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은 "시기의 문제"라며 "새 교육과정을 논의해야 하는 시기라고 보고 전면적으로 개정한다면 이 부분까지 포함해 논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역사교육과 역사의식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국가적인 과제라고 생각하지만 한 부분만 이 시기에 진행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찬성한 최은옥 위원(교육부 차관)은 "수시 개정한다면 현장에 2030년에 적용되지만 이제 전면 개정 논의를 개정해서 적용되려면 2033~2034년이 돼야 한다"며 "시급하다고 생각해 요청드린 것을 먼저 의결해주시고 전면 개정 논의는 국교위에서 논의하셔야 하기에 저희도 참여해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하면 좋겠다"고 했다.

중학교 역사 교과서 분량 확대와 달리 고등학교 선택과목 신설은 위원 간 합의로 개정하기로 했다. 다만 역사 콘텐츠를 분석·비평하자는 교육부 원안 대신, 지난 회의에서 제시됐던 방향대로 역사 및 사회 현상에 대한 탐구 과정을 통해 관련 콘텐츠를 분석·비평하는 고등학교 사회 교과군 융합 선택과목을 신설하기로 했다.

국교위 내부 조직인 전문위원회와 모니터링단도 이 같은 대안에 찬성 입장을 냈다. 통상 교육부로부터 국가교육과정 수립·변경 요청이 접수되면 국가교육과정 전문위원회의 사전 검토와 모니터링단의 의견 수렴을 거친 뒤 국교위가 진행 여부를 심의·의결한다.

지난 회의에서 전문위원회는 교육부의 역사콘텐츠 분석·비평 과목 신설안에는 반대했지만, 사회 교과군 융합 선택과목으로 개설하는 국교위의 대안에는 찬성했다. 역사뿐 아니라 사회 교과군 전반의 콘텐츠를 포괄해 민주시민교육 강화 취지에 부합하고, 융합적 성격을 지녀 사회 교과군 담당 교사도 지도가 가능해 학교 교육과정의 탄력적 운영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회의에서도 찬성 의견을 밝혔던 모니터링단 역시 이번 대안에 찬성했다. 역사 교과 단독 신설보다 사회 현상 전반으로 확장하는 융합적 접근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국가교육과정 개정이 결정됨에 따라 내년까지 교육과정을 개정하고, 2028~2029년에는 현장 적용을 준비해 2030년부터 학교 현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5757@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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