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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불 켜기 무서운 여름, 이 냉국 하나면 끝납니다
오마이뉴스

지난 유월이었다. 미역국을 끓이려고 자른 미역을 양푼에 덜어내고 물에 불렸다. 요리조리 살펴보아도 한 움큼밖에 안 되었다. 국을 끓이기엔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 마트에 나가기가 성가셔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냉장고 서랍 칸을 뒤적거렸다. 언제 샀는지도 기억나지 않는 미역 줄기 한 봉지가 맨 아래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이거라도 같이 넣어서 끓여볼까?'
유통기한은 아직 많이 남아 있었다. 미역 줄기는 염장이 되어 있어서, 유통기한이 최대 2년이 넘는다고 표기되어 있었다. 물에 담가 소금기를 뺀 다음 먹기 좋게 잘라서 남아 있는 미역과 함께 참기름에 달달 볶아 국을 끓였다. 그런데 그 맛이 기가 막혔다. 미역만 넣었을 때보다 입안 가득 씹히는 맛도 재미있고 무엇보다 국물 맛이 깊었다. 생각지도 못한 조합에서 근사한 보물을 발견한 것처럼 기쁜 마음에 나도 모르게 '유레카!' 하고 소리를 질렀다.
이제부터 미역국을 끓일 때는 꼭 미역 줄기를 넣으리라 마음먹었다. 식자재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미역 줄기 옆에 있는 다시마 친구도 하나 장바구니에 담아 왔다. 다시마도 역시 염장이라 소금기를 제거하고 먹어야 했다. 초록빛 비단 천처럼 길게 이어져 있었다. 가위로 먹기 좋게 한입 크기로 잘라 쌈을 싸 먹으니 입안에서 파도가 춤을 추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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