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틀린 학생인권조례... "인권 보장하려다 인성 그르친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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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교문에서 등교하는 아이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난 '교문 등교 지도'라고 부르지만, 아이들은 한사코 '복장 단속'이라고 눈을 흘긴다. 피곤함에 절어 퀭한 눈의 아이들에게 힘내라며 주먹 인사를 건네면서도 교복을 입지 않거나 실내화 차림으로 등교한 경우, 잠깐 세워 나무라는 게 전부다.
생활지도 차원이지만, 그렇다고 특별한 처벌은 없다. 예전 같으면 오리걸음이라도 시켰겠지만, 그랬다간 '신문에 날 일'이라며 교사들 모두 몸을 사린다. 실제로 근래 뉴스를 통해 종종 접하듯 그보다 더 사소한 일로도 아동 학대로 고소당하는 일이 일어나는 현실이다. 굳이 처벌이라면, 교사의 '잔소리' 정도다.
현행법상 생활지도를 가장한 교사의 체벌을 엄격하게 금하고 있다. 이른바 '사랑의 매'는 교실에서 사라진 지 이미 오래고, 팔을 위로 드는 '손들어' 벌조차 시켜선 안 된다. 잘못을 저질렀다 해도 또래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혼내거나 단체로 기합 주는 행위도 금지된다. 반대로 아이들의 그릇된 행동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 않아도 정서 학대로 몰릴 수 있다.
굳이 교사 손에 '피를 묻힐' 필요가 없다
일단 인권 침해 소지가 있다면, 교사는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는 심정으로 조심하고 경계한다. 흡연이나 음주, 도박이 상습적인 아이는 누가 기록을 남긴 뒤 생활교육위원회에 회부하고,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신고하면 교육청에 보고해 소정의 절차를 따르면 된다. 생활지도와 처벌은 그들에게 맡기고 교사는 수업만 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
수업이나 상담 중에 교사 앞에서 아이가 '돼먹지 못한' 행동을 한다 해도 일단은 참아야 한다. 그 앞에서 부지불식간에 욕설을 내뱉거나 혹여 손찌검이라도 했다간 형사 처벌을 감수해야 할지도 모른다. 법적 소송에서 최종 승소한다고 해도, 지루한 공방 속에 교육자적 소명 의식과 열정은 만신창이가 되고 만다.
"요즘처럼 험악한 세상에 '교문 등교 지도'는 자칫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런다고 달라질 아이들도 아닌데, 굳이 애써 생활지도를 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몇몇 동료 교사들로부터 종종 듣게 되는 조언이다. 학급 담임교사는 말할 것도 없고, 아이들의 생활지도를 담당하는 학생부의 고유 업무도 급격하게 형해화하는 모양새다. 손발이 다 묶인 채 법적 책임만 떠안아야 하는 현실에서, 굳이 교사 스스로 손에 '피를 묻힐'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시쳇말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책임질 일도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크고 작은 위험을 무릅쓰고 '교문 등교 지도'를 고집하는 이유가 있다. 학교는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연습하는 곳이라는 생각에서다. 교칙은 물론, 수업 때 배우는 다양한 교과 지식도 올곧은 시민의 자질을 함양할 목적으로 습득하는 도구일 뿐이다. 지식을 위한 지식은 '지적 허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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