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다 노스코바' 첫 그램드슬램 우승 영광... 윔블던을 체코 축제로

린다 노스코바의 라켓 앞에 여섯 번째 챔피언십 포인트 기회가 찾아왔고, 위력적인 서브를 꽂아넣으며 베이스라인 위에 그대로 드러누웠다. 21세 237일의 노스코바 자신도 이 영광스러운 윔블던 잔디밭 최고의 자리에 올라섰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을 것이다. 2024 파리 올림픽 여자복식 파트너로 4강까지 함께 올랐던 여덟 살 언니 카롤리나 무호바도 네트 앞에서 노스코바를 기다려줬다.
코트 바로 위 관중석에는 윔블던 여자단식 9회 우승에 빛나는 전설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가 감동적인 박수 세례를 보내주었다. 이들 모두가 체코 공화국 출신이라는 사실이 놀라웠다. 2023년부터 지금까지 윔블던 여자단식 우승 선수 넷 중에 무려 세 명(2023 마르케타 본드로우쇼바, 2024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 2026 린다 노스코바)이 체코 공화국 출신이다. 린다 노스코바는 2011년 페트라 크비토바(체코 공화국, 21세 116일) 이후 크비토바의 나이에 가장 근접한 어린 우승자가 되었으니 체코 공화국의 테니스는 더 큰 자부심을 자랑한 셈이다.
세계 여자 테니스 단식 랭킹 12위 린다 노스코바가 한국 시각으로 12일(일) 오전 0시 영국 런던에 있는 올 잉글랜드 테니스 클럽 센터 코트에서 벌어진 2026 윔블던 챔피언십 여자단식 결승에서 카롤리나 무호바(9위)를 2시간 28분 만에 2-1(6-2, 5-7, 6-3)로 물리치고 생애 처음으로 그랜드 슬램 우승 영광을 누렸다.
비너스 로즈워터 트로피, '린다 노스코바' 품으로
1세트 네 번째 게임에서 우승 갈림길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무호바의 서브 게임이었지만 노스코바는 위력적인 스트로크로 더블 브레이크 포인트 기회를 잡아낸 것이다. 그리고 아름다운 백핸드 다운 더 라인 위너를 뿌리며 3-1로 달아났다.
그리고 여덟 번째 게임에서 1세트가 끝났다. 린다 노스코바의 백핸드 리턴 위너가 빛났고 듀스 이후에도 재치있는 포핸드 로브샷 위너로 무호바를 꼼짝 못하게 만들어 31분 걸린 첫 세트를 6-2로 잡아낸 것이다.
2세트도 린다 노스코바가 여섯 번째 게임을 브레이크 해내며 예상보다 싱겁게 결승전이 끝나는 줄 알았다. 게임 스코어 5-2로 앞선 상황에서 서빙 포 더 챔피언십 표시가 떠오른 것이다. 여덟 번째 게임에서 무호바의 포핸드 실수로 첫 번째 챔피언십 포인트 기회가 노스코바 앞에 찾아왔다. 하지만 2023년 롤랑 가로스 준우승 경험이 있는 카롤리나 무호바는 듀스가 여러 차례 반복되면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이번 2세트 여덟 번째 게임 소요 시간만 해도 10분이 훌쩍 넘어갔으니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웠다.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었던 무호바가 더 놀라운 집중력으로 스트로크 싸움을 이겨내고 자기 서브 게임을 지켜낸 것이다.
바로 이어진 아홉 번째 게임도 10분이 넘어가는 긴 랠리가 이어졌고 노스코바가 날카로운 포핸드 위너로 네 번째 챔피언십 포인트 기회를 열어냈다. 하지만 무호바도 아름다운 백핸드 다운 더 라인 위너로 응수했다. 결국 노스코바의 포핸드 스트로크가 오른쪽 옆줄 밖에 떨어지며 브레이크 포인트가 찍혀 나왔다. 무호바가 4-5로 따라잡은 것이다.
열 번째 게임에 접어든 노스코바는 재치있는 리턴 위너 두 개를 묶어 다섯 번째 챔피언십 포인트 기회를 만들었다. 이 정도면 코트 반대편에 선 무호바도 크게 흔들릴 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무호바의 포핸드 크로스 위너가 꽂히면서 듀스가 이어졌고 끈질긴 스트로크 대결 끝에 무호바가 게임 스코어를 5-5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이후에도 자신감을 회복한 무호바의 스트로크 위력이 놀라워 열두 번째 게임까지 연속 다섯 게임을 가져가는 일이 벌어졌다. 포핸드 위너 두 개를 연거푸 뿌리면서 오랜 위기 상황을 7-5로 뒤집어낸 것이다.
여기서 린다 노스코바는 센터 코트로 쏟아지는 박수와 환호성을 조금이라도 덜 느끼기 위해 양쪽 귀를 손가락으로 막았다. 자신만의 평정심 되찾기 방법인 듯 보였다. 마지막 세트를 앞두고 화장실에 다녀온 린다 노스코바는 정말로 평정심을 되찾은 플레이를 펼치며 두 번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은 것이다.
3세트 두 번째 게임에서 린다 노스코바의 얼리 브레이크 포인트가 적중했다. 무호바의 백핸드가 너무 길게 날아가 아웃된 것이다. 바로 다음 게임에서 무호바가 백핸드 다운 더 라인 위너를 뿌리며 브레이크 백 기회를 잡았지만 린다 노스코바의 스트로크 위력은 2세트 후반부와 완전히 달랐다.
게임 스코어 5-3에서 서빙 포 더 챔피언십 기회를 잡은 린다 노스코바는 날카로운 포핸드 크로스 위너와 서브 에이스로 더블 챔피언십 포인트를 확인했고 마지막 서브를 T존 방향으로 빠르게 내리꽂아 무호바의 리턴 실수를 이끌어냈다. 이렇게 린다 노스코바의 첫 번째 그랜드 슬램 챔피언 영광의 순간이 윔블던 잔디밭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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