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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현대판 관노비인가?"... 시민사회 옥죄는 보조금·위탁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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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현대판 관노비인가?"... 시민사회 옥죄는 보조금·위탁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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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위탁을 받으면 자부담을 해야 되고, 보조금을 받으면 인건비가 보장이 되지 않는 이런 여러 가지 규제로 인해서 오히려 시민사회의 자원이 갉아 먹히고 심장이 약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사전 질의를 주신 분들 중에 되게 노골적이고 거친 표현이긴 하지만, (민간위탁 제도를) '현대판 관노비 제도다'라고 쓰셨어요. 단순한 갑을 관계 정도가 아니고 이 관료 안에서 우리도 관료화되고 있는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개척해 나갈 것인가 질문하게 됩니다."

대한민국 시민사회의 인내심이 마침내 임계점에 달했다. 국가가 오롯이 감당하지 못하는 촘촘한 공공서비스와 사회문제 해결을 시민사회가 대신 짊어지고 있음에도, 이를 뒷받침해야 할 정부의 보조금 및 민간위탁 제도는 여전히 과거의 '통제와 관리'라는 낡은 패러다임에 갇혀 시민사회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는 성토가 국회에 울려 퍼졌다.

2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는 사단법인 시민, 공익활동가주간 추진위원회, 시민사회활성화전국네트워크, 국회 시민정치포럼이 공동 주최한 '2026 공익활동가주간'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국가-시민사회 관계, 정책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때'라는 거대한 화두를 던진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현장 활동가와 법률 전문가들이 모여 민간위탁과 보조금 제도의 참담한 현실을 살폈다.

환영사에 나선 김의영 사단법인 시민 이사장은 "미국의 건국 아버지 제임스 매디슨은 파벌의 해악을 경고하면서도, 결사를 제약하는 것은 화재가 무서워 산소를 막아 사람을 죽게 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며 "파벌의 역기능을 피하면서 '결사의 예술'의 순기능을 살리기 위해서는 국가와 시민사회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착한 부패' 조장하는 보조금 족쇄... 해외는 인프라 비용 적극 보장

심포지엄의 첫 번째 쟁점은 '보조금 제도의 현실'이었다. 첫 발제자인 조철민 성공회대 연구위원은 "시민사회는 시민들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힘을 비축하는 저수지와 같지만, 지금 그 저수지가 말라가고 있다"며 정책적 투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진 발제에서 염형국 법무법인 디엘지 공익인권센터 센터장은 보조금 사업의 인건비 및 운영비 불인정 문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염 센터장은 "사업비에서 인건비, 또 단체의 필수적인 운영비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사업의 전문성과 연속성을 해치고 있다"며, 아무런 인프라 지원 없이 사업 수행만을 요구하는 정부의 태도를 지적했다.

특히 그는 현행 제도의 모순을 조목조목 짚었다. 상위법인 지방보조금법과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에 공익사업 소요 경비를 지원할 수 있다는 명시적 근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적 효력도 없는 행정안전부의 내부 지침이 상근자 인건비 편성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염 센터장은 "현행 국고 보조금 제도가 최소한의 인건비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이를 해결하려다 불법의 영역에 발을 들이게 되는 '착한 부패' 환경이 조성된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한국의 경직된 제도와 달리, 해외 선진국들은 보조금을 대하는 패러다임 자체가 달랐다. 미국 연방정부는 사업 수행을 위한 인프라 비용을 공공 재원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인식하여, 10~15%의 최소 요율로 간접비를 보장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연구 지원 프로그램인 '호라이즌 유럽' 역시 증빙 없이 직접비의 25%를 간접비로 포괄적으로 허용하며 행정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주고 있다.

염 센터장은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나 국회가 나서지 않는다면 우리 스스로 기획 소송을 해보자"며, 인건비 정산을 문제 삼아 보조금을 환수하는 행정청을 상대로 '보조금 환수 취소 소송'을 제기해 법적 다툼을 벌이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지방의 꽉 막힌 현실과 일방적 지시에 내몰린 민간위탁

두 번째 쟁점인 '민간위탁 제도'에 대해서도 신랄한 비판이 쏟아졌다. 전규해 사단법인 시민 정책위원(사단법인 온율 변호사)은 현재 행정안전부가 국회에 제출한 일반법 제정안의 맹점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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