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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고 자란 슈퍼맨, 트라우마 속에 무너진 슈퍼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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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고 자란 슈퍼맨, 트라우마 속에 무너진 슈퍼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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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영화 <슈퍼걸>을 관람했다. DC 코믹스의 오랜 팬으로서 1984년 개봉한 극장판 <슈퍼걸> 이후 무려 40여 년 만에 새롭게 탄생한 리메이크 작품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게다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를 성공시킨 제임스 건이 이끄는 새로운 DC 유니버스의 작품이라는 점도 기대를 키웠다.

이번 영화는 2021~2022년 출간돼 평단과 독자들의 극찬을 받은 DC 코믹스 8부작 미니시리즈를 원작으로 한다. 전직 CIA 요원 출신 작가 톰 킹은 이 작품에서 히어로의 화려한 활약보다 상실과 트라우마, 살아남은 자의 죄책감에 주목하며 초인 이전에 한 인간의 내면을 깊이 파고들었다. 그 결과 이 작품은 DC 코믹스를 대표하는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영화 역시 이러한 원작의 정서를 충실히 계승하려 한다. 단순한 선악의 대결이 아니라 상처 입은 사람이 분노를 넘어 다시 삶을 선택하는 과정을 담아내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엿보인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슈퍼맨과 슈퍼걸을 대비시키는 방식이다.

사촌 동생인 칼엘(슈퍼맨)은 고향 행성 크립톤이 파괴되기 직전 지구로 보내져 클라크 켄트라는 이름으로 살아간다. 친부모 못지않은 사랑을 베푼 양부모의 품에서 성장한 그는 평범한 지구인의 삶과 슈퍼맨이라는 운명을 함께 살아가며, 끝내 희망과 선의를 상징하는 존재가 됐다.

반면 사촌 누나 카라(슈퍼걸)의 운명은 정반대였다. 크립톤 행성이 폭발하는 순간 보호막과 함께 행성의 파편 위에 고립된 그녀는 생존자들과 오랜 시간을 버텨야 했다. 그 과정에서 부모와 친구, 그리고 마지막까지 살아남았던 사람들마저 병과 절망 속에 하나둘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본다. 모든 것을 잃은 채 뒤늦게 지구에 도착했을 때 그녀의 마음은 이미 산산이 부서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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