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천지에서 떠올린 금강산의 길, 이제 원산갈마로 이어가자
AI 통합 요약
기상청이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을 경우 21세기 후반기 봄철 산불 발생 위험이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고기온, 상대습도, 강수량, 풍속 등을 바탕으로 한 산불기상지수 분석 결과, 저탄소 시나리오에서는 약 29%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강원 영동과 경북 등 건조 지역의 위험이 더 클 것으로 나타났다.
생애 처음으로 백두산 천지에 올랐다. 구름 사이로 잠시 얼굴을 드러낸 천지는 말 그대로 하늘의 못이었다. 물은 고요했지만, 그 고요는 멈춤이 아니었다. 오래 막혀 있던 마음의 문이 조용히 열리는 듯했다. 한반도의 가장 높은 자리에서 문득 오래전 금강산과 개성 땅을 밟던 시절을 떠올렸다.
그때 우리는 북녘을 '상상'으로만 만나지 않았다. 버스를 타고, 길을 건너고, 사람의 얼굴을 마주하며 만났다. 금강산의 삼선암 바위와 만폭동 계곡, 개성의 선죽교와 박연폭포, 자남산 여관. 개성 거리와 온기 있는 밥상은 분단이 아무리 오래되었어도 한반도는 끝내 하나의 숨결로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몸으로 알게 해주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 길은 닫혔다. 길이 닫히자 기억도 조금씩 멀어졌다. 평화는 다시 먼 말이 되었고, 북녘은 다시 뉴스 속의 긴장과 침묵으로만 남았다.
그런 요즘, 제주에서 북녘으로 보낸 지원물품 소식이 들려왔다. 제주도가 북한에 신장투석기, 소나무 재선충 방제 약품, 한라봉 묘목 등 1억6000만 원 상당의 물품을 전달했다는 보도는 얼어붙은 남북관계 속에서 작지만 분명한 신호처럼 다가왔다. 제주도 남북교류협력사업이 16년 만에 재개됐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는 작지 않다.
평화는 언제나 거창한 선언으로만 오지 않는다. 때로는 묘목 한 그루로, 병든 사람을 살릴 의료기기 하나로, 재선충을 막는 약품 한 상자로 온다. 정치의 말이 끊긴 자리에서도 사람을 살리고 나무를 살리는 일은 계속되어야 한다. 그 작은 물길이 모이고 모여 다시 큰 강이 된다.
사단법인 희망래일은 지난해 9월부터 '원산갈마 평화여행'을 추진하며 다시 북쪽을 향한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금 우리는 원산갈마에 직접 갈 수 없다. 그러나 희망래일은 재외동포와 해외 방문자들의 눈을 통해 원산갈마의 현재를 사진, 영상, 글, 인터뷰로 기록하고, 그 기록을 시민들과 함께 나누는 평화기록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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