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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집회' 사전금지 가능할까…"인격권" vs "표현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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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중' 집회 등 특정 집단을 겨냥한 혐오 시위가 잇따르면서 경찰이 이를 사전에 금지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무분별한 혐오표현으로 타인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규제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커지고 있지만, 특정 시위를 사전에 막는 방식은 표현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혐오표현'도 사전 금지 대상…집시법 개정 추진19일 CBS노컷뉴스가 더불어민주당 모경종 의원으로부터 확보한 경찰청의 '집회·시위 대응 패러다임 전환 추진 계획'에 따르면, 경찰은 혐오표현으로 타인의 인격권을 침해할 것이 명백한 집회·시위를 사전에 금지할 수 있도록 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경찰청이 마련한 개정안을 토대로 민주당 이상식 의원 등은 지난 2월 집시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현행 집시법은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해산된 정당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집회나 집단 폭행·협박·손괴·방화 등으로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한 집회 등에 한해 금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헌법재판소와 외교기관 등 국가 주요 기관 주변 100m 이내 장소에서의 집회도 업무 방해나 기능 침해 우려 등 일정 요건 아래 제한된다.

개정안은 '혐오표현'을 성별·종교·장애·인종·국적·민족 등을 이유로 개인이나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모욕하거나 명예를 훼손하고, 경멸·비방하거나 폭력적 행위를 촉구하는 등 개인이나 집단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표현 행위로 정의했다.

또 집시법 제5조의 집회·시위 금지 조항에 '혐오표현을 통해 타인의 인격권을 현저히 침해할 것이 명백한 집회 또는 시위'를 새롭게 추가하도록 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혐오표현이 예상되는 집회 역시 사전 금지 대상이 된다. 경찰은 이와 함께 집회의 목적과 대상에 따라 대응 수위를 4단계로 나누고, 고위험 불법 시위에는 기동대를 적극 배치하는 등 대응 체계도 손질하기로 했다.

"접근법 잘못됐다"…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
경찰이 이 같은 법 개정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혐오표현을 내세운 집회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올림픽공원 개표소 봉쇄 시위에서도 '짱깨', '셰셰 XX' 등 중국인을 비하하는 표현이 담긴 피켓이 다수 등장했다.

앞서 지난해에는 주한 중국 대사관이 있는 서울 중구 명동 일대에서 보수 성향 단체들이 혐중 시위를 주도해 논란이 됐다. 당시 이재명 대통령은 혐중 시위에 대해 "표현의 자유가 아닌 깽판"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혐오집회 규제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도 커지는 분위기다. 고등학교 정문 인근에서 소녀상을 폄훼하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위안부 피해자를 겨냥한 혐오 시위를 주최하던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김병헌 대표는 사자명예훼손과 아동학대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다만 집시법을 개정해 혐오집회 자체를 사전에 금지하는 방식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집시법상 사전 금지 사유를 확대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시위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한상희 교수는 "접근법 자체가 잘못됐다"며 "현행 집시법은 집회를 규제 대상으로 보는 관점이 강한데, 규제 대상을 늘리기보다 집회는 원칙적으로 보장하되 경찰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혐오표현은 표현(방식)의 문제인데 이를 이유로 집회 자체를 열지 못하게 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동시에 집회의 자유까지 제한하는 결과가 된다"며 "집회에서 혐오표현이 나올 것이라고 사전에 예측해 금지하는 것은 매우 포괄적인 규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혐오표현의 범위 자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이윤호 교수는 "혐오표현은 개념이 명확하지 않고 주관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며 "판단 권한을 갖는 현장 경찰관들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된다면 자의적인 법 집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제3자의 권익이나 공익 침해를 최소화하면서도 표현과 집회·시위의 자유도 보장하는 방식으로 더 세심한 설계가 필요하다"며 "사회적 합의를 통해 혐오표현의 기준을 마련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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