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견'인 줄 알았는데... 60대의 자가진단이 부른 비극
6개월 전부터 어깨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가끔은 참지 못할 정도로 날카로운 통증이 찾아왔고, 그럴 때면 아내 앞에서 통증을 호소했다. 하지만 통증의 원인으로 머릿속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오래전에 찾아왔던 오십견이 다시 도진 것'이라 스스로 자가 진단을 했다. '그때처럼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낫겠지.' 과거에 철봉 매달리기와 자가 재활 운동으로 오십견을 이겨냈던 기억이 오히려 독이 되었다. 이번에도 버티다 보면 어느 순간 통증이 씻은 듯이 사라지고 팔이 자연스럽게 움직일 것이라 굳게 믿었다. 사실, 불어난 뱃살도 빼려는 목적으로 이곳 캐나다의 커뮤니티센터 피트니스에 등록했다. 거기에 무엇보다 이 지긋지긋한 '오십견'을 스스로 고쳐보겠다는 일념도 더해졌다. 커뮤니티센터를 등록하면서 치료와 재활의 의지가 생겨났다. 피트니스에 가서는 손으로 바를 잡고 아래로 강하게 끌어내리는 기구에 매달려 어깨를 움직였고, 수영장에 가서는 팔을 크게 휘두르는 것이 어깨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 철석같이 믿었다. 몸이 비명을 지르는지도 모른 채, 하루에 3시간 이상을 운동에 쏟아부었다. 운동 뒤에 찾아오는 극심한 통증은 굳은 어깨가 풀리는 '건강한 자극'이라고 착각했다. 갈수록 심해지는 통증이 지속적으로 더해지는 것을 본 아내는 보다 못해 패밀리 닥터(가정의)를 만나 상담을 해보자고 강하게 권유했다. 한국과 달리 이곳 캐나다 의료 시스템에서는 전문의를 만나기 전 반드시 패밀리 닥터를 거쳐야 한다. 그렇게 찾은 병원에서 의사는 X-ray와 초음파 검사 소견서를 써주었다. 당일 예약 없이 찍은 X-ray와 달리, 초음파 검사는 일주일이나 기다려 이번 주 수요일에야 간신히 마칠 수 있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인 오늘, 패밀리 닥터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오십견이 아니라 '어깨 인대 파열'이었다. 의사는 전문적인 주사 치료와 정밀 진료가 가능한 통증 클리닉을 소개해 주며 당장 치료를 시작하라고 했다. 의사는 병원의 위치를 유선상으로 설명했다. 그곳은 몇 달 전, 아내가 목과 허리 디스크 통증이 심해 주사 치료를 받기 위해 찾아갔던 바로 그 병원이었다. 아내의 치료를 위해 동행했던 그곳을 이제는 내가 환자가 되어 찾아가야 한다니, 묘한 기분이 감돌았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