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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 ETF와 프랑켄슈타인의 도망

노컷뉴스

ONP 요약

정부가 한 종목만 추종하는 위험한 펀드(레버리지 ETF)를 제한하기 위해 새로운 규칙을 만들었는데, 여당과 대통령이 21일 이 정도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더 강한 조치를 요구했다. 일반인들이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보는 일이 잦아지면서, 정부가 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진보 성향:규제 부족 지적 — 진입 요건만 높이는 보완책으로는 변동성 심화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더욱 실질적인 규제 강화가 필수다.

중도 성향:정부 대응 진행 중 — 금융당국이 초기 규제안 발표 후 추가 보완책 마련을 추진 중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는 기초자산이 한국 주식인데 정작 한국시장에는 규제로 인해 상품 자체를 만들지 못했다. 결국 나스닥이나 홍콩시장에 투자를 한다. 규모도 엄청나 환율에 부담을 주는 데 왜 그래야 하는가. 그래서 금융위원회에 시행령·규정 개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상품이 출시되면 해외 나가던 게 환류될 것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2월5일 서울경제와 한 인터뷰의 한 부분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는 청와대의 지시로 인한 것이었음을 본인 입으로 명백히 밝힌 셈이다. 서학개미들의 환류를 기대하며 만들어진 문제의 ETF는 불과 몇개월만에 한국 증시 생태계를 뒤흔들고 있다. 청와대에서 금융위원회로 내려간 지시가 불러온 파장의 끝이 어디일지, 아무도 모르는 듯 하다.

영국의 여작가 메리 셸리가 1818년 발표한 소설 '프랑켄슈타인(Frankenstein)'은 흔히 생각하는 괴물의 이름이 아니다. 소설 속 등장하는 괴물은 이름이 없다. '크리쳐'(creature), 즉 생명체로 불릴 뿐이다. 프랑켄슈타인은 창조주인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성이다. 그는 과학적 열정으로 비밀 실험을 통해 한 생명체를 만들어내지만, 외모가 흉악하고 겁이 난다는 이유로 도망쳐버리고 이 생명체를 방치한다. 결국 이 생명체는 영문도 모른채 사람들에게 공격받고 배척당하다가, 뒤늦게 언어를 습득해 빅터의 노트를 보며 탄생의 비밀을 깨닫고 복수를 결심한다. 결국 자신이 만든 생명체에 쫓기다가 남극까지 가게 된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후회 속에서 쓸쓸하게 숨을 거둔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만들어낸 청와대와 금융당국이 최근에 이 문제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서 소설 프랑켄슈타인이 떠올랐다. 그들은 어떤 생명체를 만들어낼지 모르고 실험을 했다. 겉잡을 수 없이 커지는 파장에도 한참을 모른척 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한달 전(6월22일) "드러누웠어라도 말려야 했다"며 속내를 고백했지만, 정작 김용범 정책실장을 비롯한 당국은 아주 최근까지도 이 문제와 관련해 침묵했다. 만든건 우리가 만들었어도 이미 시장에 편입된 이상, 시장에 맡겨야한다는 기조가 깔려있었다.

그 사이에 꼬리가 몸통을 흔들어 '사이드카'가 일상이 될 정도로 한국 증시의 변동성이 극심해졌다. 고삐풀린 변동성에 개미들은 신용을 끌어가며 레버리지 파도를 더 탔다. 손해를 본 건 레버리지 투자자 뿐 만이 아니다. 코스피가 출렁인 사이, 코스닥 거래대금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절반도 안되게 쪼그라들었다. 삼전닉스에 올인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다보니, 중소형주의 상태는 처참한 수준이다.

생명체를 피해 남극까지 도망치다 비극적 죽음을 맞았던 프랑켄슈타인의 결말을 떠올려본다. 이재명 대통령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문제를 언급한지 단 하루만에 내놓은 금융당국의 보완책은 실행되기 전부터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대통령도 어제 재보완을 주문했다.

"이미 시장에 나온 이상, 상장폐지는 불가하다"는 당국자들의 말이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는 괴물이 된 상품을 세상에 내놓은 사람들의 책임과 반성이 빠졌기 때문이다. 도망치지 말고, 책임 질 것은 지면서 해결방안을 적극 내놓아야 할 때다. 대한민국 증시 역사에서 그 어떤 금융상품도 이처럼 단기간에 시장에 혼란을 준 적은 없었다. 그것은 분명 누군가의 판단으로 만들어져서 세상에 나왔다. 판단에 대한 책임을 누군가는 져야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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