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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수 박스에 들어있던 봉투... 아찔한 순간 지나고 받은 훈장증
오마이뉴스

친정집 현관문을 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벽면의 액자다. 훈장 중간 '대한민국' 네 글자의 인장이 빛바랬다며 어렵게 재발급받아 훈장증과 메달을 액자에 넣어 벽에 걸어둔 것이다. 23년 전 공직에서 퇴직한 친정아버지가 국가로부터 받은'녹조근정훈장'이다. 아버지는 늘 훈장을 보며 평생 국가를 위해 헌신한 보람을 이 훈장 하나로 보상받은 것이라고 자랑스러워하셨다. 막걸리 한잔을 걸친 후 늘 훈장을 받을 수 있었던 과거의 무용담을 늘어놓으셨다.
수십 년 전 인허가 부서에 근무할 당시 돈다발을 들고 집까지 청탁 하러 찾아온 사람의 이야기는 귀에 딱지가 앉을 만큼 들었다. 그때마다 '당연히 거절해야지. 공무원이라면... 훈장은 퇴직하면 다 주는 거 아닌가'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때 그렇게 생각했던 그 훈장이 퇴직 7개월 차인 나의 눈앞에, 우리 집 식탁 위에 놓였다. 아버지 것과 똑같은, 그러나 내 이름이 적힌 훈장증과 메달을 눈앞에서 마주하며,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기분이 들었다. 기쁘거나 들뜨는 감정은 아니었다. 무언가 턱 가슴을 한 대 치고 가는 묵직한 무게감, 이내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았다. 내가 지금까지 한 일들이 정말 이 묵직한 훈장을 받을 만큼 무게가 있는 일이었나 나는 나에게 던지는 질문을 하고 있었다.
공직자의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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