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의 여행에서 통곡한 아빠, 카메라에 찍힌 그날의 진실

AI 통합 요약
배우 고규필과 싱어송라이터 아내 에이민이 첫 자녀를 기대하고 있다. 에이민은 현재 임신 4개월이며 태아는 딸로 확인됐고, 올해 말 출산 예정이다. 두 사람은 9년 교제 끝에 2023년 11월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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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 살이 됐을 때 내가 이미 다 컸다고 생각했다. 가족 여행에 더는 따라가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엄마의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지 않았으며, 부모님과 공유하지 않는 혼자만의 세계가 점점 커져갔다.
그 무렵부터 부모님이 어떤 사람인지 객관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왜 나한테는 이렇게 하라 그러고 본인은 저렇게 하는 거지?' '엄마 아빠는 어른인데 왜 어른답게 행동하지 않는 거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하나둘 늘어났다. 아이는 부모라는 세계를 배반하면서 자란다.
임신한 몸으로 읽었던 책 <케빈의 대하여>에는 화자인 에바가 자신의 엄마에 대해 했던 "야만스런 분석"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엄마는 가식적이지 않아? 엄마 코는 너무 크지 않아? 엄마가 착취하고 있는 여행가이드들은 너어무 지이루해. 심각한 사실은, 자식의 부모 흠잡기가 치명적일 정도로 정확하다는 거야. 부모는 항상 자식 가까이 있고, 자식을 믿고, 기꺼이 자식에게 자신을 드러내니까. 그래서 자식이 부모한테 이중 배신을 할 수 있는 거야." 47쪽
시간이 흘러 에바는 결코 사랑할 수 없는 아이, 엄마를 고통스럽게 하기 위해 태어난 것만 같은 아이 케빈의 엄마가 된다. 책을 읽으면서 언젠가 내 아이도 어린 시절의 나처럼 될까 두려웠다. 누구보다 가까운 곳에서 엄마를 지켜보며 엄마를 신랄하게 평가하는 사람이 될까 봐.
소설 속 에바의 말처럼 자식은 부모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열한 살의 나 역시 내 부모가 갖고 있는 모순과 결함을 누구보다 정확히 꿰뚫어 보고 있다고 믿었다. 영화 <애프터썬>을 보면서 깨달았다. 내가 알고 있던 부모의 모습은 아주 일부에 불과했다는 것을.
어른의 세계가 궁금한 딸, 미끄러지는 아빠
<애프터썬>에서 어른이 된 소피는 20년 전 아빠와 함께 떠났던 여행을 떠올린다. 열한 살 소피(프랭키 코리오)는 엄마와 스코틀랜드에, 아빠 캘럼(폴 메스칼)은 런던에 따로 살고 있다.
소피와 아빠 캘럼은 여름 방학을 맞아 튀르키예에서 만난다. 한밤중에 도착한 호텔 프론트에는 아무도 없고, 침대 두 개를 요청한 방에는 침대 하나만 놓여 있다. 오른팔에 깁스를 한 아빠는 당황한 기색이지만 소피는 아무렇지 않은 듯 쿨하게 말한다.
"난 괜찮아."
설상가상으로 호텔 야외 수영장은 공사가 진행 중이라 시끄럽고 어수선하다. 아빠는 딸을 이런 곳에 데리고 온 것이 마음에 걸린다.
아빠의 나이는 서른하나. 사람들은 캘럼을 소피의 아빠가 아닌 오빠로 착각한다. 아빠는 소피의 등에 선크림을 꼼꼼하게 발라주면서 수영장에 있는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놀라고 말한다. 그러자 소피는 단호하게 선을 긋는다.
"쟤넨 어린애들이잖아."
열한 살은 어른의 눈에는 여전히 돌봄이 필요해 보이지만 스스로는 다 컸다고 생각하는 나이다. 소피는 또래보다는 더 나이가 많은 아이들에게 시선이 간다. 소피는 화장실에서 여자아이들이 나누는 성적인 대화를 유심히 엿듣고, 10대 청소년들이 수영장에서 거침없이 키스하고 스킨십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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