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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똘한 한 채' 막으려면…"주택 수 아닌 가액으로 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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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마련한 부동산 세제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주택 수보다 주택가액을 기준으로 과세해야 한다는 의견을 잇달아 제시했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유도하는 현행 제도가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재정경제부는 1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를 열고 부동산 세제와 관련한 전문가와 시민 패널의 의견을 수렴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주택은 기본적으로 사람이 '사는 곳'인데, 그동안 정부 정책은 사는 곳보다는 물건처럼 주택을 '사는 것'을 지원해 온 측면도 없지 않았다"며 "사는 곳 외에 여러 주택을 보유하는 것에 대한 정부 지원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집 없는 국민 입장에서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종합부동산세와 관련해서는 주택 수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좋은지, 작은 주택 여러 채를 보유한 경우와 초고가 주택 한 채를 보유한 경우에 같은 세금을 내는 것이 맞는지, 어디까지를 초고가 주택으로 볼 것인지 등 여러 쟁점이 있다"며 "정부는 바람직한 길이라면 언제든 갈 준비가 돼 있으니 어떤 의견이라도 좋다"고 말했다.

기조발제를 맡은 한양대 강성훈 정책학과 교수는 "세 부담의 적정성 측면에서 과세표준이 실제 시가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가 중요한 이슈"라며 "공시가격 현실화와 공정시장가액비율이 합리적으로 설정돼 있는지가 중요한 쟁점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행 제도에서는 30억 원짜리 주택 한 채를 보유한 경우와 10억 원짜리 주택 3채를 보유한 경우 과세표준은 같지만, 30억 원 한 채를 보유한 경우가 더 낮은 세율을 적용받는다"며 "비거주 초고가 1주택에도 최대 80%까지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지는데, 이것이 과도한 혜택인지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보유세 과세 기준을 주택 수보다 주택가액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오종현 본부장은 "과세 기준은 주택 수보다 주택가액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형평성에 더 맞다"며 "초고가 1주택도 주택가액 기준으로 포섭해 누진 과세하고, 실거주 주택에는 일정 한도를 두면 초고가 1주택 문제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함영진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공시가격 합계액이 같더라도 주택 수에 따라 세액이 달라지는 구조"라며 "주택 수가 아니라 공시가격 규모를 기준으로 종부세를 부과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행 제도가 지방의 여러 채보다 수도권의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도록 만들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유세를 강화하는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장은 "보유세의 실효세율은 주요 선진국의 3분의 1에서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장기적으로 선진국 수준까지 강화하는 것을 징벌적 과세로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보유세의 보편적 강화는 우리 몸에 비유하면 쓴 약과 같다"며 "입에는 쓰지만 아주 좋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3조 원 규모의 법인 부동산세를 정부 주도의 지역균형발전 사업에 활용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건국대 심충진 경영학과 교수는 "법인분 부동산세는 부동산교부세로 배분하기보다 정부가 직접 지역균형발전 사업을 주관하고 운영하자"며 "종부세가 소득 재분배 역할을 하면서 지역경제에도 기여하는 모습을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령과 거주 기간 등에 따라 보유세를 공제해 주는 방식에서 벗어나 납부를 유예하는 방식으로 전환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문윤상 연구위원은 "보유세는 기본적으로 자산가액에 비례해 부과하는 세금인데 고령이거나 장기간 보유했다고 해서 세금을 적게 내는 것은 조세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보유세 중심으로 부동산 세제를 운영하면서 공제액은 축소하고, 납부 유예 등 선택권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부동산 세제와 관련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된 이번 토론회를 끝으로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주택 공급과 금융, 세제를 주제로 열린 세 차례 토론회가 모두 마무리됐다.

정부는 오는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하는 부동산 대토론회를 연 뒤 구체적인 부동산 정책과 세제 개편안을 공개할 계획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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