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촐한 빛'을 담은 시와 함께 한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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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고 하는 것에서는 맑은 날의 저녁나절처럼 조촐한 빛이 새어 나와야 할 것인데, 사람들의 숨소리도 잘 품고 가야 할 것인데, 슬픔을 배경으로 하고 있을지라도 살아있는 것들은 어떻게든 피어났으면 좋겠는데. (김영춘 시인의 시집 <너는 왜 가끔 시가 되느냐> 시인의 말 중에서)
이 문장에서 가장 인상적인 표현은 "맑은 날의 저녁나절처럼 조촐한 빛"이었다. 시인은 빛의 조촐함을 빛의 세기로 표현하지 않고 시가 지녀야 할 품격과 정서를 은유적으로 보여주었다. 화려하지 않지만 오래 남는 따뜻함, 단정하면서 소박한 정갈함을 보여주는 '조촐한 빛'! 눈부시게 강렬한 빛이 아니라, 저녁나절 세상을 은은하게 감싸며 새어나오는 빛처럼 당신의 시가 읽혔으면 좋겠다고 시인은 말했다. 지난 2일, 시인과 독자들 행간에 자리한 그 빛은 모든 것을 드러내지도 않고, 그렇다고 완전히 감추지도 않으면서 군산인문학당이 주관한 강연장은 곧 설렘과 애뜻함의 공간으로 채워졌다.
군산인문학당은 김영춘 시인의 4번째 시집 <너는 왜 가끔 시가 되느냐> 출간 소식에 학당의 프로그램 중 '시인과 걷는 시의 떨림' 코너에 시인을 초대했다. 시인께서 독자에게 들려주고 싶은 곡진한 마음이 온전히 전해진 시간이었다. 시인은 '시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는 가장 아름다운 존재'에서부터 '슬픈 존재, 진실한 존재, 외로운 존재, 의미있는 존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표현으로 독자들에게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인은 "시를 쓸 때 소원이 있다면 빛이 나되 빛이 나지 않는 것처럼 되길, 사람들의 삶에서 흘러나오는 숨소리를 놓지 않으려는 몸부림이 있길, 모든 생명체의 배경이 되는 슬픔을 받아서 끌어안으면서 시를 쓰는 사람이 되기를, 그렇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시집을 읽는 독자에게도 그런 시인의 소원이 읽혔으면 하는 바람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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