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 재도전 나선 홈플…"텅빈 매대부터 채우길"
ONP 요약
홈플러스가 법원에서 '더 이상 사업할 수 없다'는 결정을 받았지만, 투자자와 은행이 필요한 돈 2000억 원을 주기로 약속하면서 다시 사업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다만 손상된 신뢰를 회복하고 다시 문을 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홈플러스가 가까스로 회생의 불씨를 살린 가운데, 입점 점주들은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DIP)을 매장 살리기에 써달라"고 말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전날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장을 제출했다.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과 최대 주주인 MBK파트너스가 2000억원 조달에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기사회생의 발판이 마련됐다.
법원이 홈플러스의 즉시항고를 받아들이면 회생절차 폐지 결정이 취소되고 회생절차 기한은 오는 9월 4일까지 연장될수 있다. 홈플러스가 확보한 DIP는 법원의 심사 및 허가 등 후속 절차를 거쳐 집행될 예정이다.
홈플러스 입점 점주들은 안도하는 분위기였지만 "즉시항고가 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다시 기회를 얻은 만큼 정상적인 영업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달라"고 했다.
김병국 홈플러스 입점업체 점주 협의회(협의회) 회장은 "2000억원을 어떻게 쓰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우리가 계속 영업을 할 수 있게 실질적으로 매대를 채우기 위한 물품 구입비로 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홈플러스가 신의성실의 원칙을 어기고 우리에게 장사를 하라고 하는 건 어불성설인 것 같다. 정상적인 영업 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달라"고 덧붙였다.
서울 마포구 월드컵점에서 8년 넘게 푸드카페를 운영 중인 황모(47·여)씨도 "1%의 기적이 일어났다"며 "새로운 인수자가 나타날 수 있도록 홈플러스가 가진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현재 월드컵점에서는 홈플러스 살리기 서명 운동을 자체적으로 하고 있는데, 시민들이 주는 위로가 큰 힘이 된다고 황씨는 말했다. 그는 "본인도 자영업자라며 커피를 놓고 가시고 가거나 자발적으로 서명 운동에 동참해주시는 모습이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황씨는 "홈플러스가 예뻐서 봐주는 게 아니"라며 "홈플러스는 일방적인 통보가 아닌 입점 점주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자세를 보여달라"고 했다. 이번 즉시항고가 대국민적인 홈플러스 살리기 캠페인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도 전했다.
월드컵점에서 음식점을 하는 나모(52·남)씨는 미지급된 판매 대금 정산에 써달라고 말했다. 나씨는 "판매 대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식재료를 살 수가 없다"며 "홈플러스로부터 지난 5월 대금만 받은 상태라 거래 대금 결제가 한 달씩 미뤄지고 있다"고 했다.
나씨는 "얼마 전 개인 포스기를 임대한다고 180만원이 들었다"며 "우리가 번 돈부터 지급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포스기 의무화 지침으로 푸드코트 입점 업체의 정산이 어려워지자, 최근 홈플러스는 개인 포스기 설치를 허용해 줬다.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점에서 카페를 하는 원수정(57·여)씨는 "홈플러스가 휴업한다고 해놓고 다시 영업을 재개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것 같다"면서도 "소통하면서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달라"고 했다.
원씨의 매장이 있는 부산 지역 점포들은 홈플러스의 전기료 미납으로 단전 위기에 처해있었으나, 지난주 홈플러스가 올해 4월 전기세를 납부해 한숨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원씨는 "홈플러스가 적극적인 회생 의지를 보이면 우리도 열심히 협조하겠다"며 "입점 업체들 보증금이나 손실보상금 해결 방안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홈플러스 사태 현안 질의를 열고 원인 규명 및 대책 수립에 집중할 계획이다. 협의회는 물품 구입비로 DIP 사용처 제한, 폐점 업체 37곳을 위한 보상안 등이 담긴 13개의 요구 사항을 전달할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unduck@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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