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크 '시와 시인' 창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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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정민이 1990년 12월, 하반기 무크 <시와 시인>을 창간했다. 발행 겸 편집인 송은범, 편집위원 곽재구·이재무·임우기·현준안, 편집장 백운학이다.
'오늘의 시인'에 신경림, '시와 시인을 찾아서'에는 '중국 백의동포 시문단'과 '금강의 시인들'을 찾는 등 공력을 들였다. 읽을거리로 '시인의 고향', '집중수록시인'등 다양한 내용을 담았다.
창간사 '억압으로부터의 물꼬트기'는 5쪽 분량이어서 여기서는 중간부분이다.
동구 변혁의 세계사적 물결을 충격과 기대로서 받아들이고 있는 한국 사회에는 아직 이렇다 할 구체적인 변화의 흔적들은 나타나고 있지 않다. 다만, 그 어느 때보다 통일에 대한 열망과 기대가 한껏 부풀어 있고, 현실에 덧씌운 온갖 이데올로기적 도그마들로부터 깊이 있게 성찰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여전히 여기저기에 드러나는 징후들은 불길하고, 희망들은 불안하다. 한쪽은 오늘날과 같은 세계사의 자연스런 물결에 거역하여 그 물꼬를 계속 틀어쥐려고 하고, 다른 한 쪽은 그 물꼬를 트려고 한다.
우리의 희망은 허위 이데올로기로부터 삶과 의식과 정서의 물꼬를 트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억압으로부터의 물꼬 트기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우리들 삶의 진실성에 눈떠야 하고, 그 진실성에 눈뜨기 위해선, 우리 삶 속에 들어와 복잡하게 어우러져야 뒤섞인 온갖 생명적인 것과 반생명적인 것에 대한 깊은 자기 성찰을 수행해내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억압은 단지 우리들 삶의 외부로부터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내부에도 그 원인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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