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증 도용됐다"…할머니가 평생 모은 3천만원 구한 경찰
[대구=뉴시스] 이상제 기자 = 평생 자녀들을 위해 헌신하며 모아둔 할머니의 소중한 노후 자금 3000만원이 신협 직원과 경찰관들의 기지와 끈기 덕분에 보이스피싱 피해 직전에 지켜졌다.
15일 대구 달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0일 72세 할머니는 행정복지센터를 사칭한 전화를 받았다.
전화기 너머 범인은 "아들에게 신분증 재발급을 시키셨느냐"고 물었고, 할머니가 아니라고 하자 이번에는 경찰청을 사칭한 또 다른 공범이 전화를 건넸다.
그는 "신분증이 도용돼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갈 수 있으니 당장 돈을 모두 찾아 집에 보관하라"고 할머니를 속였다.
젊은 나이에 남편을 여의고 40여년간 홀로 자녀들을 키우며 '자식들에게 부담 주지 말자'는 마음으로 평생 아껴 모은 3000만원이 생각난 할머니는 그 즉시 신협으로 달려가 전액을 현금으로 인출했다.
이때 할머니의 불안한 거동을 유심히 살펴본 신협 직원이 보이스피싱을 직감하고 112에 신고했다.
신고 뒤 경찰관 4명이 현장에 급히 출동했으나 할머니를 설득하는 일은 순탄치 않았다.
할머니는 "안동 시골집 세입자에게 돌려줄 전세금"이라며 인출 용도를 둘러댔고, 가족 연락처를 묻는 경찰관들에게 "휴대전화를 집에 두고 와서 모른다"며 시종일관 자리를 피하려 했다.
그러던 중 할머니가 가방 안에 없다고 하던 휴대전화를 꺼내 통화 상대방에게 "은행에서 나왔어"라고 말하는 소리가 현장에 있던 경찰관의 귀에 포착됐다.
보이스피싱 범행임을 확신한 경찰관은 즉시 전화를 끊게 한 뒤 할머니를 설득했고, 그제야 사기 범죄에 속았음을 깨달은 할머니는 3000만원을 다시 신협에 예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주변에 홀로 계시거나 병약한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관심을 두시고, 의심스러운 상황이 있으면 신속히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ing@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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