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의 농부 대학생이 트랙터에 사다리 싣고 달리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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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상류인 전북 임실 관촌면 사선대 근처 능선에서 3km쯤 깊숙한 골짜기 안에 마당재 고개가 있다. 덕곡마을에서 이 고개를 넘으면 복흥리 금정마을을 거쳐 진안 성수면 좌산마을로 이어진다.
지난 29일 이른 오전, 마당재 능선에 자리한 산골 농부의 농장을 찾아갔다. 농장 앞의 작은 나무 간판이 방문객을 맞았다. 농장 간판에 쓰인 '임실군 귀농·귀촌인의 농장'과 '정으로 친절하게, 정직하게 친환경'의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농장 입구에서 트랙터를 다루고 있던 김창호씨가 반갑게 인사를 건네며 트랙터에서 내려왔다. 함께 농장 언덕길로 올라갔다. 푸른 하늘 아래, 깊은 산세에 둘러싸인 외딴 시골 농장의 아침 풍경이 펼쳐졌다.
마당재 고개로 이어지는 완만한 산등성이를 따라 일구어진 소박한 다랑이밭 너머로 겹겹이 숲이 둘러섰다. 막 일구기 시작한 밭은 황토 냄새가 피어올랐다. 진안 내동산 산봉우리가 아스라이 보였다.
멸종 위기 토종 찰옥수수
마당재 아랫마을 평지밭에는 옥수수가 키를 넘겨 자라서, 수꽃 이삭이 패고 옥수숫대 마디마다 옥수수 통이 생겼다. 하지만 이곳 산골 농장의 토종 찰옥수수는 이제 막 4cm 남짓한 파릇한 싹이 올라오는 중이다.
이 옥수수는 추석 무렵 수확하는 토종 품종이다. 다른 옥수수 품종과 가까이 심으면 쉽게 교잡이 일어나 고유한 형질을 잃기 때문에, 사방이 막힌 깊숙한 골짜기에서 개화기 시차를 두려고 일부러 늦추어 심었다.
마당재 농장의 찰옥수수는 거의 멸종 단계에 이른 토종 옥수수다. 김창호씨는 찰옥수수 싹을 보면서 "여름비를 맞으면 하루가 다르게 빠른 속도로 자라나 밭을 가득 채울 것"이라고 말했다.
칠순에 대학 입학한 농부
산골 농부의 발걸음을 따라간 곳에는 여러 품종의 고추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밭 한구석의 이랑 두세 줄 앞에 멈추었다. 토종 수비초와 개량 품종 행복 고추가 줄지어 섰다. 고추들은 몇 개씩의 파란 열매를 매달고 견인줄에 의지해서 튼실하게 자라고 있었다. 김창호씨가 말했다.
"고추 씨앗 새 품종을 하나 만들고 있어요. 토종 수비초 고추에 개량종 고추 꽃가루 계획 교배를 통해 품종을 개량하는 것이죠. 열매가 크고 껍질은 얇으며 식감이 좋은 품종을 목표로 해요. 새로운 씨앗, 하나의 품종이 만들어지는 데에 6년에서 9년이 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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