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아빠의 '이유 있는' 분리수거 복장, 효과가 놀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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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자녀 둘을 키우는 맞벌이 아빠에게 필요한 건 효율적인 운동이다. 시간을 많이 잡아먹지도 않으면서, 중강도로 효과가 확실한 운동. 직장인은 항상 시간 부족에 시달린다. 생활 동선에 최대한 운동 요소를 집어넣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잠을 줄이는 방식으로 운동하게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건강 검진에서 의사 선생님은 꽤 심각한 얼굴이었다.
"운동량이 부족해요. 나이가 들수록 기초 대사량이 줄어들어요. 더 하셔야 해요."
한국 나이로 마흔을 맞이하며 뭔가 변화를 주기로 했다. '산책'만 하던 일상을 벗어나 달려보자고 다짐했다. '달리기'로 운동 종목을 바꾼 이유는 효율성 때문이다. 물론 걷기는 좋은 운동이다. 혈당을 조절해 주고, 스트레스를 덜어준다. 그러나 강도가 약하다.
내가 평일에 직장 생활과 가사 활동을 마친 후 낼 수 있는 운동 시간은 퇴근 후 최대 한 시간이다. 그 이상을 시도한 적도 있지만 피곤하고, 생활에 지장이 있었다. 그래서 '짧고 굵게' 달리기로 갈아탔다. 똑같은 시간이라면 가성비가 좋은 운동을 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달리기를 위한 생활밀착형 운동
"매일 계단을 타세요?"
"아, 요즘 달리기에 재미 붙여서 보강 운동 해야 돼서요."
"보강 운동 같은 것도 하시는구나."
나는 요새 출근길을 제외하고는 계단으로 아파트를 오르내리고 있다. 계단을 따라 천천히 내려가다 보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이웃을 만날 때가 있다. 나는 그냥 계단을 타는 것이 아니다. 저녁에는 분리수거 상자를 들고 오르내린다. 아마도 그 점이 흥미를 끈 모양이었다.
"조금이라도 무게 쳐서 운동 하려고요."
"네, 힘드시겠어요."
눈빛이 묘했다. 분리수거 상자를 들고 이십 층 이상을 오르내리는 주민이 흔치 않았던 것 같다. 내가 계단 운동에 진심이 된 건, 순전히 달리기 때문이었다. 그냥 걸을 때는 몰랐는데 부상 없이 달리려면 강한 하체가 필요했다.
계단은 완벽한 하체운동이었다. 두꺼운 발목과 옹골찬 무릎, 탄탄한 허벅지와 든든한 엉덩이를 동시에 강화할 수 있었다. 무게를 더하면 운동 강도가 증가한다. 어떤 분은 배낭에 짐을 채워 계단을 오른다. 그러나 나는 시간을 얻기 위해 분리수거 상자를 들었다. 어차피 집안일하는 김에 운동까지 해 버리는 것이다.
분리수거 하러 가는 나의 복장은 기능성 반소매 티셔츠와 바지 차림이다. 분리수거 종료와 동시에 운동을 할 수 있는 복장이다. 준비 운동 하는 장소는 놀이터. 밤 열 시는 더위가 가셔서 뛰기에 적합하다. 하절기에는 그늘 없는 곳에서 뛰기가 버겁다.
하루 운동 목표는 대략 40분 달리기다. 처음 10분은 느린 속도로 뛴다. 빠르게 걷는 것과 별 차이가 없다. 몸이 충분히 풀리면 서서히 속도를 높인다. 그리고 마지막 5분은 다시 천천히 속도를 내린다. 최종 거리는 6~7km 내외가 나온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땀이 뚝뚝 떨어진다. 심장은 쿵쾅쿵쾅 뛰고 호흡이 가쁘다. 그러나 표정은 더없이 밝다. 나는 분리수거 상자를 들고 다시 계단을 탄다. 한껏 달아오른 얼굴로 샤워까지 마치면 딱 한 시간이 걸린다. 이로써 꽉 채운 '한 시간 운동 루틴'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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