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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대야부터 양은냄비까지... '한 뼘'에서 자라는 것들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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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주문진 시장의 좁은 골목길을 걷다 정겨운 풍경 하나에 발길을 멈췄다.
회색 시멘트 바닥 위, 커다란 대야에 흙을 채우고 갖가지 채소를 기르는 한 어르신의 모습이었다. 칠이 벗겨진 초록색 물조리개를 내려놓으며 올해 오이와 고추를 제법 많이 수확했다는 어르신의 얼굴에는 아이 같은 자랑스러움이 번졌다.
문 앞 계단에는 붉은 고무대야와 버려진 흰색 스티로폼 상자, 이가 빠진 양은냄비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그 안에는 흙이 가득 담겨 있었고, 모두 어엿한 밭이 되어 있었다. 부러진 나뭇가지를 주워 고춧대를 세우고 노끈으로 정성스레 묶어둔 손길에서는 평생 흙을 일구며 살아온 노농(老農)의 세월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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