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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야유 속 끝난 월드컵, 사실상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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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국 개최·48국 본선 경기 등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스페인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가운데, 개최국 미국의 '월드컵 특수'의 성적표가 공개됐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CNN은 경제적 편익에서 비용을 빼는 통상의 잣대로 보면 이번 월드컵은 "사실상 실패"였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월드컵 장밋빛 전망은 화려했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세계무역기구(WTO)가 지난해 발표한 공동 연구는 이번 대회가 미국에서만 국내총생산(GDP) 172억 달러(약 26조 원)를 늘리고 일자리 18만 5천 개를 만들 것으로 전망했다. 동시에 FIFA는 대회 개최 비용을 139억 달러로 추산했는데, 이 가운데 111억 달러가 미국 부담이었다.

그러나 CNN이 체크한 실제 지표는 달랐다. 기대했던 고용 붐은 나타나지 않았고, 오히려 6월 고용보고서에서 월드컵 수혜 업종으로 꼽혔던 레저·접객업 일자리가 6만 1천 개 급감했다.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수정 전망이 나올 만큼 이례적인 수치다.

종합소매업 일자리도 약 5천 개 줄었다. 최근 발표된 물가 지표에서 호텔 요금은 오르기는커녕 2.8% 떨어졌고 항공료는 제자리였으며 레크리에이션 물가 상승률도 0.5%에 그쳤다. 6월 소매판매는 0.2% 증가에 그쳐 5월의 1.0%에서 크게 꺾였고, 식당·주점 지출도 0.1% 늘어나는 데 머물렀다. 미 국립여행관광청 집계 기준 6월 방미 관광객도 전년 동월 대비 0.2% 증가에 그쳤다.

이에 대한 조짐은 개막 전부터 있었다. 지난 5월 미 경제매체 포춘에 따르면 미국호텔숙박협회 조사에서 개최 도시 호텔 약 80%가 예약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답했고, 일부는 월드컵을 "별일 아닌 행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반론도 있다. FIFA 후원사인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브라이언 모이니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9일 방영된 미 CBS 인터뷰에서 자체 분석 결과 FIFA를 둘러싼 경제 창출 효과가 약 400억 달러이며 이 가운데 200억 달러가 미국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는 소비가 경기장 밖 술집과 식당 같은 오프라인 매장으로 흘러갔다고 강조했다.

실제 개최 도시의 골목 지표에는 온기가 있었다. CNN이 인용한 금융서비스 기업 '피서브(Fiserv)' 집계에 따르면 6월 개최 도시 소상공인 매출은 4.1% 늘어, 대회를 열지 않은 대도시 증가율 1.8%를 웃돌았다. 상승 폭이 7.6%로 가장 컸던 보스턴에 대해 연방준비제도는 상당 부분이 맥주 판매 급증 덕이라며 스코틀랜드 팬들이 도시의 맥주를 동나게 마신 영향일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보스턴 호텔들은 예약이 기대에 못 미치다가 할인에 나선 뒤에야 평시 수준을 회복했다고 연준은 전했다. 회계법인 RSM의 조 브루수엘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회가 이란 전쟁과 겹치면서 물가 상승과 수요 위축이 대회 효과를 상쇄해, 거시 차원의 효과가 기대만큼 강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확실하게 번 곳은 따로 있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추산에 따르면 FIFA는 이번 대회 티켓 판매로만 90억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다. 여기에 폭스와 텔레문도로부터 받은 것으로 알려진 미국 중계권료 11억 달러는 별도다. 같은 추산 기준으로 도박 업체들에도 약 22억 5천만 달러의 베팅이 몰렸다.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마이클 에드워즈 교수는 "납세자가 경기장을 짓지만 수익 대부분은 구단주와 FIFA,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에 돌아간다. 이런 행사가 도시에 폭넓은 경제적 이익을 낳는다는 증거는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돈만 문제가 아니었다. 폐막의 마지막 장면도 매끄럽지 않았다. 19일 결승전 시상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승팀 스페인에 트로피를 전달한 뒤에도 단상에서 내려오지 않고 선수들의 세리머니 순간까지 그 옆을 지켰다.

관중석 곳곳에서는 야유가 쏟아졌고,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그를 옆으로 안내하는 장면도 나왔다. 시상대에 오른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기도 했지만, 외신들은 시상식 사진에 어떻게든 나오고 싶어 하는 듯했다며 잇따라 비판했다.

다만 CNN은 대회가 아름답고 즐거웠으며 사람들을 하나로 묶었다면서, 거대한 축구 축제가 그만한 가치가 있었는지는 결국 주관적인 문제라고 단서를 달았다. 같은 날 CNN 스포츠는 이번 대회를 미국에 필요했던 여름 축제였다고 전혀 다른 결로 회고했다. 계산서와 축제의 기억, 미국의 월드컵 결산은 그 사이 어딘가에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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