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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세 아버지가 생전 처음 간 곳, 자식은 존경스럽습니다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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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시내 약속이 있어 아내와 함께 외출했다. 주말이라 경로당은 문을 닫아 아버지는 집에 계셨다. 아버지 혼자 두고 외출하게 되면 늘 당부하는 것이 있다. 미리 준비한 점심을 제시간에 챙겨드시고 특히 바깥에 함부로 나가지 말라는 것이다.
이는 90세를 넘기면서 기력이 약해진 아버지를 위한 안전 조치다. 아버지도 그 뜻을 이해하고 잘 지켜주신다. 외출하고 돌아와 가장 먼저 묻는 것도 식사와 외출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귀가해서 여쭙자 아무 말씀이 없다. 못 들으셨나 해서 다시 물었다. 내가 없는 사이 아버지가 외출해 이발을 하셨다고 했다.
아버지는 평소 동네 성당 가까운 곳의 이발소를 이용하고 있다. 중장년과 노인들이 많이 가는 곳이다. 그곳에선 가위로만 머리를 손질해 주어 예전 머리 깎는 기분을 느낀다고 한다. 이날 아버지는 머리가 긴 것 같아 이발소를 갔다. 그런데 문이 잠긴 것이다. 수십 년 다녔지만 이런 일은 없었다. 아버지는 문을 닫은 이유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아버지는 이발소 쉬는 날이 혹시 바뀌었나 생각하며 허탈한 심정으로 집으로 향하는데 골목의 미용실이 눈에 들어왔다. 아버지는 무작정 미용실로 들어갔다. 손님 머리를 매만지던 여성은 아버지를 보고 놀랐다고 했다. 등 굽고 지팡이를 한 어르신이 손님이라곤 예상치 못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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