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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 따라 벌교 여행, 여기서 예습하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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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 따라 벌교 여행, 여기서 예습하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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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5일에는 5.18기념재단에서 발제를 한 후, 서광주역에서 오후 8시 14분 기차를 타고 벌교역으로 향했다. 벌교역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9시 52분이었다. 벌교천을 따라 숙소까지 걸어갔다.

벌교읍이 속한 보성군은 1908년 전남 의병전쟁의 중심지 가운데 하나였다. 특히 보성을 근거지로 활동한 안규홍이 이끈 의병부대는 일본이 가장 경계하던 세력 중 하나였다. 1908년 한 해 동안 보성 일대에서는 일본 헌병과 의병 사이의 교전이 여러 차례 발생했으며, 이후 일본이 실시한 남한대토벌작전의 주요 목표 중 하나가 이 지역 의병세력이었다. 민간에서 전해지는 "벌교에 가서는 주먹 자랑을 하지 말라"는 말 역시, 일제강점기 청년들이 일본인들에 저항했던 기질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나는 벌교를 포함해서 보성은 처음 방문했다. 벌교는 꼬막으로 유명한 동네이며, 소설 <태백산맥>의 배경이 되는 곳이라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

이번 여행은 <태백산맥> 문학기행을 중심으로 했다. <태백산맥>을 읽었던 때가 1995년이니 벌써 30년 전의 일이다. 그래도 등장인물이 여전히 기억에 남는다. 김범우가 이념을 넘어 민족주의적인 자세를 가지는 것에 내 자신이 투영되기도 했다. 염상진과 염상구 형제의 애증 관계에서 가끔은 열등감에 사로잡힌 염상구에 더욱 눈이 갔다. 소설책의 수많은 등장인물 중 하대치에 대한 인상이 가장 강렬했다. 그는 묵직한 성격으로 신념에 따라 행동하는 인물이다. 최근 구례 지역사에서 알게 된 야산대 출신의 박종하가 하대치와 비슷해 보였다. 무당인 소화는 임권택 감독의 영화 <태백산맥> 영화에서 오정해 배우의 연기 때문인지 활자보다는 영상으로 더욱 잔상이 남는다.

<태백산맥>의 시대 배경은 한국전쟁을 전후로 한다. 1948년 10월 19일 여수·순천사건이 발생한 이후, 벌교에도 일부 봉기군들이 진입했다. 여수에서 봉기한 후 주력 부대는 주로 순천과 광양, 구례를 거쳐 백운산과 지리산으로 입산했다. 벌교로 진출한 봉기군들은 진압군의 공격을 방어할 목적이었을 것이다. 해방 공간에서 벌교에서 활동했던 진보적인 세력들이 봉기군들과 합세했다. 소설 속의 염상진이 이들 세력을 지휘한다. 그들이 벌교읍내를 잠시 장악했으나, 곧이어 국군이 벌교를 장악한다. 봉기한 세력들은 산으로 들어가 한국전쟁이 발생할 때까지 빨치산 활동을 한다. 전체 10권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1983년 <현대문학>에 연재를 시작하여 1986년 단행본 1권이 출간되었고, 1989년에 완간 된다. 국가보안법이 적용되어 오랜 법리 다툼 끝에 2005년 무혐의로 종결되었다. 예술을 형벌의 잣대로 재단했던 암흑의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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