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흥란의 이식이 불가능한 이유

2024년 6월 거제 노자산의 자생지에서 채취되어 이식(移植, 옮겨심기) 실험지로 옮겨진 대흥란 17촉이 2026년 7월 7일까지 전혀 꽃을 피우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이 여러 날 동안 관찰하여 밝힌 사실입니다. 이식 실험지 주변에 자생하는 대흥란 60여 촉이 올해 7월 개화한 것과 비교됩니다. 더욱이 노자산 골프장 예정 부지 전체에서 7월 7일까지 개화가 확인된 것만 해도 650촉이나 된다는 것과도 크게 비교됩니다. 균주(菌株)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균종속영양식물(菌從屬營養植物, Mycoheterotrophic plant)인 대흥란은 이식되었을 때 생존할 수 없다는 과학적 진실을 대흥란 스스로 입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흥란의 이식 실험을 2년간 진행한 후 대흥란이 이식될 수 있음이 증명되면 골프장을 포함한 거제남부관광단지의 환경영향평가가 통과될 수 있다는 것이 2년 전 낙동강유역환경청이 발행한 조건이었습니다. 이를 위해서 이 분야의 학술적 지식을 가진 전문가들로 전문가 그룹이 만들어졌고, 실험의 성공 여부는 전문가 그룹이 판단한다고 합니다. 이제 이식된 대흥란이 개화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전문가 그룹은 노자산 대흥란의 이식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리겠죠?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낙동강유역환경청은 거제 남부관광단지 환경영향평가를 부동의(不同意)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대흥란은 왜 이식이 불가능할까요? 대흥란을 연구한 일본 사가대학교의 유키 오구라 교수는 이를 기주 특이성(Host Specificity), 또는 균주 특이성(Fungal Specificity)으로 설명합니다. 대흥란은 잎이 없는 무엽란으로서 영양분을 토양 내 균으로부터 얻습니다. 또한 그런 균은 주변의 나무에서 영양분을 얻기 때문에, 이런 관계를 다자간 공생관계 (multipartite symbiosis)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대흥란이 맺는 이런 다자간 공생관계의 비밀을 우리 인간은 아직도 거의 파악하지 못하였습니다. 대흥란은 곤약버섯류(Sebacinales)라는 특정한 종류의 균에만 의존할 수 있는데, 그나마 그 균의 종류를 알아낸 것도 최근 일입니다 (2012년 학술지 Botany에 발표된 Yuki Ogura 등의 논문). 그래서 2026년 1월에 거제를 찾아와 발표했던 유키 오구라 교수는 "대흥란은 이식 불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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