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맛 담고 농가 판로 넓히고" 식품업계, '로코노미' 확산
[서울=뉴시스]김상윤 기자 = 지역의 특산물과 고유한 미식 문화를 상품에 담는 '로코노미(Loconomy)'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식품업계가 지역색을 강조한 제품을 선보이거나 지역 농가·지방자치단체와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외식업체들은 전국 각지의 향토 음식을 간편식으로 재해석하고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를 개발하는 등 소비자에게 새로운 미식 경험을 제안하고 있다.
로코노미는 지역을 뜻하는 '로컬(Local)'과 경제를 의미하는 '이코노미(Economy)'의 합성어로, 지역 고유의 식재료와 문화, 이야기를 활용한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현상을 뜻한다. 가치소비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제품 차별화와 지역 상생을 함께 꾀할 수 있는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지역 소멸 가능성이 커지고 지역경제가 어려운 곳이 늘면서 기업은 지역 생산물을 활용해 ESG와 사회적 책임을 실천한다는 이미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소비자도 지역경제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가치소비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식품업계의 로코노미 전략은 지역 특산물을 제품 원료로 활용하거나 지역의 대표 음식을 간편식으로 재해석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지역 특산물을 활용하는 '한국의 맛' 프로젝트를 통해 로코노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맥도날드는 프로젝트의 여섯 번째 제품으로 충주 찰옥수수를 활용한 '충주 찰옥수수 치즈 크로켓 버거'와 '충주 찰옥수수 치즈 크로켓 머핀'을 선보였다.
'한국의 맛'은 맥도날드가 지난 2021년부터 국내산 식재료를 활용해 지역 농가와의 상생을 추진하는 로컬 소싱 프로젝트다. 그동안 창녕 마늘과 보성 녹돈, 진도 대파, 진주 고추, 익산 고구마 등을 활용한 제품을 출시했다.
올해는 충주시 고향사랑기부제와 연계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원도심 청년몰 입점 상인을 후원하는 등 제품 출시에서 지역 상권 활성화로 협업 범위를 넓혔다.
지역 향토 음식의 맛과 문화를 간편식으로 재해석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오뚜기는 최근 서울 동대문 지역의 노포 음식을 재해석한 '동대문식 닭한마리 칼국수'를 출시했다. 진한 닭육수에 채소의 감칠맛과 마늘·후추의 향을 더하고, 닭고기와 감자, 파 등 건더기를 담아 골목 음식의 맛과 감성을 간편식으로 구현했다.
지난 3월에는 부산의 대표 향토 음식인 밀면을 재해석한 '진밀면'을 선보였다. 사골·양지 육수와 고구마·감자 전분을 배합한 면을 활용해 부산 현지에서 즐기는 비빔면과 온육수의 조합을 살렸다.
진밀면은 출시 54일 만에 누적 판매량 500만개를 넘어섰다. 부산과 울산, 경남 등 영남권을 중심으로 현지의 맛을 잘 구현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판매량이 빠르게 증가했다.
지역 농가와 직접 협력해 특산물 판로를 넓히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전북 고창군과 협력해 고창수박 약 70톤을 매입하고 단체급식장과 사내 카페에서 수박주스와 수박화채 등으로 선보이고 있다.
지난 2024년 시작한 '맛남상생' 캠페인을 통해 매입한 지역 농산물은 누적 1640톤에 달한다. 부여 수박과 서산 감자, 당진 고구마, 괴산 부추 등을 단체급식 메뉴와 간편식으로 개발하며 유통 채널을 넓혀왔다.
이랜드이츠가 운영하는 애슐리퀸즈는 고창군과 농산물 유통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여름 제철 특산물인 선운산 멜론을 시작으로 고창산 농산물을 활용한 메뉴를 개발하고 향후 협업 품목을 확대할 계획이다.
더본코리아의 빽다방은 국내 6개 산지에서 수급한 수박으로 '우리수박주스'를 판매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지난 2022년부터 4년 연속 연간 판매량 100만잔을 넘어섰으며, 2022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사용된 국내산 수박은 약 1675톤에 달한다.
이처럼 식품업계의 로코노미 전략은 향토 음식의 조리 방식과 문화를 상품에 담는 데서 나아가 지역 농산물의 안정적인 수요처를 마련하고 지역 상권을 알리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가치소비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제품과 지방자치단체·농가와의 협업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은희 교수는 "식품은 소비자가 일상적으로 구매하는 만큼 지역이나 농산물을 달리하면 로코노미 제품은 계속 새로운 관심을 끌 수 있어 관련 전략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일회성 신제품을 넘어 지속 가능한 모델로 자리 잡으려면 기업과 지방자치단체가 생산지 체험이나 관광 프로그램 등을 마련해 협업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imsy@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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