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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새벽, 20년째 포기하지 않은 '도시락'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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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새벽, 20년째 포기하지 않은 '도시락' 이야기

매주 일요일 새벽이면 인천 서구의 한 아파트 상가 2층에 불이 켜진다. 아직 도시가 잠들어 있는 시간, 몇몇 사람들이 모여 밥을 짓고 국을 끓인다. 반찬을 만들고 도시락 용기에 음식을 담는다. 그렇게 만들어진 도시락은 홀몸 어르신과 취약계층 가정으로 배달된다.

2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이 풍경의 중심에는 지준일 일손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이 있다. 지난 14일 인천 서구 연희동 봉사단 사무실 겸 주방에서 에서 그가 살아온 인생과 봉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사회복지사다. 그리고 자원봉사자다. 누구보다 복지 현장을 잘 알지만, 정작 자신이 몸담은 작은 봉사 단체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고 입을 열었다.

"예전에는 반찬 다섯 가지를 넣었습니다. 지금은 세 가지로 줄였어요. 물가가 너무 올랐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도시락을 끊을 수는 없었습니다."

매주 도시락을 전하며

그의 말에는 미안함과 책임감이 동시에 묻어났다. 지준일 이사장이 사회복지사의 길을 선택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그는 두 살 때 어머니를 잃었다. 어린 나이여서 얼굴조차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 이후 월남전 참전용사였던 아버지 밑에서 성장했지만, 아버지 역시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스무 살 무렵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결핍과 외로움을 경험한 그는 자연스럽게 어려운 사람들에게 눈길이 갔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누군가의 도움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았습니다. 그래서 늘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학교를 졸업하고 생계를 이어오면서도 사회복지사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현재도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며 전문성을 키우고 있다. 20년 동안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이들이었다. 병원비가 없어 치료를 미루는 어르신, 명절이면 더 외로워지는 독거노인, 관공서 문턱조차 넘기 어려운 취약계층까지. 그는 그들을 볼 때마다 어린 시절 자신의 모습을 떠올린다고 했다.

"누군가의 도움이 있었기에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2009년 시작한 일손봉사단은 매주 도시락을 만들어 어르신들에게 전달해 왔다. 도시락 나눔 외에도 명절 떡국 행사, 만두 만들기, 김장 나눔, 어르신 봄나들이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봉사를 지속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예상대로 가장 큰 문제는 비용이었다.

"봉사를 하다 보면 결국 돈 문제를 만나게 됩니다. 더 드리고 싶어도 줄 수 없고, 봉사자들에게도 기름 값이라도 지원 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그가 일손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히 봉사만 하는 조직이 아니라 사업을 통해 수익을 만들고, 그 수익을 다시 지역사회와 봉사자들에게 환원하는 구조를 꿈꿨다. 그러나 현실은 기대만큼 따라주지 않았다. 사회적경제 조직을 위한 지원사업은 많다고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활동하는 소규모 단체들이 접근하기에는 정보도 부족하고 절차도 복잡했다고.

"협동조합을 만들어 놓고도 어디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몰라서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지원사업이 있다고 해도 혼자서는 따라가기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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