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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놓아 울던 까치, 몇 달 관찰하고서야 이유를 깨달았다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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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놓아 울던 까치, 몇 달 관찰하고서야 이유를 깨달았다

아침에 일어나면 습관처럼 살펴보는 곳이 있다. 창밖으로 보이는 아파트 정원의 소나무다. 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늦겨울부터 소나무에 까치 한 쌍이 둥지를 짓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부터는 오가는 모습이 뜸했다. 알을 품기 시작한 듯했다. 그러던 어느 봄날 강변에서 죽은 까치 한 마리를 둘러싸고 연신 울어대는 십여 마리의 까치를 보았다. 새 생명을 기다리던 차에 마주한 그 광경은 낯설었고 질문을 하나 남겼다. 지난 몇 달 동안 지켜본 까치의 삶과 죽음을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소나무 위 까치둥지에서 일어난 일

지난 2월 초부터 관찰을 시작했다. 거실 창으로 보이는 소나무에 까치가 분주히 오갔다. 이른 아침부터 기다란 나뭇가지를 입에 물고 와 둥지를 틀었다. 사실 그곳은 지난해 봄에도 둥지를 틀다가 완성하지 못했던 자리였다. 그래서 이번에는 완성할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를 안고 지켜보았다.

하지만 둥지는 생각보다 더디게 지어졌다. 주로 아침과 오전에만 부지런히 오갔고 오후가 되면 듬성하게 엮인 둥지만 남겨지기도 했다. 둥지가 빠르게 커지지 않고 까치들도 서두르지 않아 이번에도 중도에 포기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조금씩 관심도 식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이었다. 진눈깨비가 흩날리는 궂은 날씨에도 까치가 나타났다. 입에 나뭇가지를 물고 온 녀석은 둥지 위에 내려앉아 가지들 사이에 조심스럽게 끼워 넣었다. 어느새 둥지는 밑부분이 동그랗게 모습을 갖춰가고 있었다. 내가 관심을 거둔 순간에도 까치는 멈춘 날이 없었던 모양이다.

3월이 지나자 둥지는 농구공 보다 커졌다. 둥지를 오가던 까치 부부의 왕래도 눈에 띄게 잠잠해졌다. 둥지 공사가 끝난 것인지, 이미 알을 품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까치집은 내가 사는 2층 창문에서 올려다보는 위치에 있고 거리도 멀어 내부를 들여다볼 수 없었다. 게다가 까치둥지는 다른 새 둥지와 달리 지붕처럼 위가 덮여있고 옆면에 작은 출입구만 나 있다. 덕분에 알을 품고 새끼를 키우는 데는 이롭겠지만 바깥에서 둥지 안 상황을 짐작하기는 어려웠다.

까치들의 낯선 행동

둥지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궁금증만 커가던 4월 중순이었다. 강변을 자전거로 달리다 까치들이 시끄럽게 우는 소리를 들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자전거를 멈추고 멀리서 상황을 지켜보았다. 까치 한 마리가 땅에 누워있고 다른 까치들이 주변에 모여 있었다. 한두 마리는 죽은 까치를 부리로 건드렸고, 다른 녀석들은 주위를 서성거리거나 철제 울타리 위에 앉아 연신 울어댔다. 마치 무언가를 확인하거나 서로에게 신호를 보내는 듯했다.

내가 가까이 다가서자 몇 마리는 멀리 날아갔고 대부분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주변을 맴돌며 같은 행동을 계속했다. 이 순간만큼은 죽은 동료를 지키는 일이 어떤 위험보다 중요한 듯했다. 녀석들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뒤로 물러나 조용히 관찰했다. 처음 보는 광경에 서둘러 사진을 찍었고 동영상도 남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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