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g에 10만 원"... 기계 거부하고 '손'으로만 만드는 이 음식

놀랍다. 파리나 하루살이가 없다. 숭어알(어란)을 말리고 있는데…. 하물며 그물망의 구멍도 크다. 엔간한 돌멩이가 들어갈 정도다. 어린아이들 주먹도 드나들 수 있겠다.
"어떻게, 파리가 한 마리도 없네요."
"참기름 덕입니다. 참기름을 자주 발라주니, 파리나 다른 벌레가 날아들지 않습니다. 참기름이 방충과 방부제 역할을 해요. 그물망은 고양이를 막으려고 두른 겁니다."
건조는 자연 바람과 햇볕의 몫이다. 숭어알에 하루 몇 번씩 참기름을 덧칠하는 건 사람이 한다. 작은 건 3개월, 큰 것은 5~6개월 반복한다. 시나브로 연붉은 알이 진갈색으로 변한다. 무르고 약한 알도 단단해진다.
"손으로 다 합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날마다. 기계로 할 수 없어요. 종합 예술입니다. 바다가 키운 숭어의 알을 바람과 햇볕에 말리고, 사람이 정성 들여 만드는 예술품이죠."
최태근(65) 명인의 말이다.
최 씨는 오랜 세월 전통 방식으로 영암어란의 가치를 지켜왔다.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때부터 9대째 대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대한민국 수산식품 명인으로 지정됐다. 우리나라에 한 명뿐인 어란 명인이다.
어란은 젊었을 때부터 만들었다. 상품으로 만들어 팔기 시작한 건 2023년부터다. 교육청과 학교에서 교육행정직 공무원으로 일하고 퇴직한 직후였다. 지금은 논밭 3만 3000제곱미터에 농사를 지으며 어란을 만들고 있다. 월출산 자락, 전라남도 영암군 군서면 구림리(신흥동)에 살고 있다.
건조도 3~6개월, 숙성도 3~6개월
옛날 궁중 진상품이었고, 수라상에 오른 어란 만들기는 해마다 4~5월 숭어잡이로 시작된다. 봄은 암숭어의 알이 가장 크고 영양분이 많을 때다. 최 명인은 숭어를 낚시로 잡는다. 알을 채취하려면 지방이 풍부한 4~5년생 암숭어가 제격이다.
"암숭어만 잡을 수 없는 일 아닙니까?"
"반반이죠. 열 마리 잡으면 절반 정도만 암컷입니다. 그중에서도 상품 가치가 있는 건 두세 마리에 불과해요. 그만큼 숭어를 많이 잡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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