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재 칼럼] 오세훈의 '두 얼굴'
![[이충재 칼럼] 오세훈의 '두 얼굴'](https://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26/0722/IE003650558_STD.jpg)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금의 유력 대선 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배경을 거슬러 올라가면 이른바 '오세훈 법'이 등장한다. 초선 의원이었던 그는 대선 자금을 전달한 한나라당 '차떼기 사건'을 계기로 총선 불출마를 내걸며 깨끗하고 투명한 선거를 목적으로 하는 정치자금법 개정을 관철했다. '깨끗한 정치인' 이미지를 대중에 각인한 그는 얼마 후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나 '5선 서울시장'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데는 당시의 기억이 아직도 유권자 뇌리에 남아 있어서일 것이다.
그런 오 시장이 자신이 주도한 정치자금법으로 유죄 선고를 받은 것은 아이러니다. 당시 오세훈 법의 뼈대는 정치자금 기부 금지와 기부 실명제 등이다. 불투명한 돈을 일절 받지 말자는 취지다. 그런데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자산으로 삼고 체급을 키워온 정치인이 정작 자신의 선거에서는 불법으로 정치자금을 받았으니 기막힌 반전이다. 위법여부는 둘째치고라도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중적 행태를 보인 것에 실망을 넘어 배신감마저 든다.
그새 오 시장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첫 서울시장 당선 후 승승장구하던 오 시장은 무상급식 전면 추진에 반대해 시장직을 걸고 강행한 주민투표가 무산되자 중도 사퇴했다. 이후 10년 동안 혹독한 야인 생활을 하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라는 절호의 기회를 맞는다. 정치적 재기가 급했던 오 시장은 당내 경쟁 후보인 나경원에게 여론조사에서 밀리자, 선뜻 '정치브로커' 명태균의 손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명씨와의 관계를 줄곧 부인해 왔다. 여론조사를 부탁한 적도, 결과를 받아본 적도 없다고 했다. 하지만 오 시장을 제외한 모든 사건 관련자들의 증언과 물증은 그를 향하고 있다. 명씨는 물론 오 시장을 명씨에게 소개해 준 김영선 전 의원, 후원자로부터 돈을 입금 받은 미래연구소 직원 강혜경의 진술이 정확히 일치한다. 법적 다툼을 벌일 정도로 사이가 좋지 않은 이들이 하나같이 오 시장을 지목하고 있는 건 비용 대납이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는 방증이다. 도대체 오 시장의 후원자가 일면식도 없는 강씨에게 수천만 원을 보낸다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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