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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데이'를 본 순간, 그냥 '기계처럼' 기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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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데이'를 본 순간, 그냥 '기계처럼' 기사를 썼다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인 5월 18일, 김한영 광주CBS 기자는 국립5·18민주묘지 취재를 마치고 후배들과 점심을 먹으러 가던 중이었다. 커피가 마시고 싶어 근처 스타벅스 드라이브스루를 찾으려고 공식 앱을 켰다. 화면에는 5월 18일 행사를 알리는 '탱크데이'라는 이름과 함께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가 떠 있었다.

김 기자는 이를 보는 순간 기사를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5·18 당시 광주에 투입된 계엄군의 탱크와 국가폭력,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경찰이 내놓은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은폐 발언을 곧바로 떠올렸기 때문이다. 가까운 예식장이 쉬는 날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그는 비어 있는 건물로 들어가 급하게 노트북을 펼쳤다.

기사를 쓴 뒤에는 오히려 자신이 너무 앞서간 것은 아닌지 걱정됐다. 후배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너무 막 쓴 것 아닌지 한번 봐 달라"고 부탁했다. 후배의 검수를 받은 뒤 데스크에 "다른 언론도 곧 발견할 수 있으니 빨리 출고해야 할 것 같다"고 알렸다. 그렇게 광주CBS의 최초 보도가 세상에 나왔다.

광주CBS 기획보도 '스타벅스 5·18 탱크데이 최초보도와 사회적 파장 추적'은 지역 언론의 역사적 감수성과 문제의식이 전국적인 사회 의제로 확산된 대표적인 사례다. 많은 이용자가 이미 접했거나 접할 수 있었던 기업의 공식 홍보물을 단순한 마케팅 표현으로 지나치지 않고, 5·18과 국가폭력의 역사적 맥락에서 읽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에 민주언론시민연합(아래 민언련)은 광주CBS '스타벅스 5·18 탱크데이 최초보도와 사회적 파장 추적'을 6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

지난 7월 27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민언련 교육관에서 김한영 광주CBS 기자를 만나 취재 과정과 최초 보도 이후 이어진 사회적 파장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5·18을 취재한 기자는 왜 그 문구를 그냥 넘기지 않았을까

- 스타벅스 '탱크데이'가 왜 단순한 마케팅이 아니라 반드시 알려야 할 문제라고 판단했나. 광주에서 취재하는 기자라서 더 민감하게 느낀 건가.

"처음 발견했을 때는 5·18민주화운동 현장 취재를 마치고 후배들과 밥을 먹으러 가던 길이었다. 커피가 정말 마시고 싶어서 근처 스타벅스 드라이브스루를 찾으려고 앱을 켰는데 그 문구가 보였다. 보자마자 무조건 기사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까운 곳에 예식장이 있었는데 그날 쉬는 날이었다. 그곳으로 가 바로 기사를 썼다.

그런데 너무 급하게 쓴 것 같아 걱정이 됐다. 후배한테 전화해서 '내가 이걸 기사로 썼는데 한번 봐 달라. 너무 막 쓴 것 아니냐'고 물었다. 후배가 괜찮다고 해서 데스크에 바로 전화를 걸었다. 다른 언론에서 먼저 쓸 수도 있으니 빨리 출고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정말 운 좋게 먼저 보도하게 된 셈이다. 당일 기념식이 민주광장에서 열렸는데 후배를 포함해 많은 기자가 아침에 스타벅스를 이용했다고 하더라. 나중에 '우리는 못 봤는데 어떻게 발견했느냐'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사실 그 문구를 보고 깊이 고민하고 기사를 쓴 게 아니다. 아무 생각 없이, 거의 기계처럼(!) 기사를 썼다. 광주에서 기자생활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그 문구를 봤을 때 나와 비슷하게 반응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이걸 어떻게 알아챘느냐'인데, 생각해서 알아낸 게 아니라 보자마자 5·18과 연관 지었다. 다른 광주 기자들도 그 문구를 제대로 봤다면 기사로 썼을 것이다."

많은 사람 봤는데도 지나쳐, 우리 아니었다면 묻혔을 수도

- 다른 기자들은 왜 문제로 인식하지 못했을까.

"후배 기자도 그날 아침 스타벅스에 갔는데 못 봤다고 했다. 그래서 나중에 '네가 먼저 기사를 쓸 수도 있었는데 왜 못 봤느냐'고 농담처럼 이야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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