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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7만 원어치 가전제품·소파, '명품 조합장' 집으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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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7만 원어치 가전제품·소파, '명품 조합장' 집으로 갔나

<오마이뉴스>는 지난 3월 9일 <에르메스, 구찌...명품 구입에 1억여원 쓴 수상한 한국양계농협 https://omn.kr/2h9i7>이라는 기사를 통해 양계품목 전문 농협인 한국양계농협(조합장 정성진)이 법인카드로 명품 구입 등에 1억 원 이상을 사용했고, 이렇게 구입한 명품 등을 조합장과 그의 가족, 조합 임직원 등이 사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민주노총 사무금융서비스노조 전국협동조합업종본부와 한국양계축협지부는 "직원들의 피땀어린 자금이 경영진의 고가사치품 결제대금으로 쓰였다"라고 비판한 바 있다.

한국양계농협이 법인카드로 구입한 명품 목록에는 에르메스(넥타이)와 페라가모(신발과 넥타이), 구찌(운동화), 몽블랑(벨트) 등 '글로벌 명품'뿐만 아니라 빌레로이 앤 보흐(찻잔), 에스티로더(화장품), 다우닝(가구), 투미(여행용가방), 제이린드버그(골프웨어), 마크앤로나(골프웨어), 캘러웨이(골프웨어), 타이틀리스트(골프웨어) 등 고가품이 포함돼 있었다. 또 다른 고가품인 LG전자의 에이컨과 벽걸이TV 등도 구입 목록에 올랐다.

그런 가운데 농협협동조합중앙회(농협 중앙회) 조합감사위원회 산하 서울검사국이 서울양계농협에서 법인카드로 구입한 물품 가운데 고가품인 LG전자제품과 다우닝 소파가 정성진 조합장의 자택으로 배송됐는지 등을 확인하는 감사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마이뉴스>의 취재에 따르면, 농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회 산하 서울검사국은 지난 6월 16일부터 1주일 동안 서울양계농협의 법인카드 사적 사용(횡령) 의혹 등과 관련한 감사를 실시했다. 감사 대상에는 서울양계농협이 본점 3층 임원실에 설치했다고 주장한 LG전자제품과 다우닝 소파가 정성진 조합장 자택으로 배송됐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포함돼 있어서 주목된다.

이와 함께 1억여 원 명품 구입 등 한국양계농협의 법인카드 사적 사용 의혹과 관련,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은 최근 관리상무와 총무팀 과장, 계장 등을 조사하는 등 수사를 재개했고, 조만간 정성진 조합장과 총무팀장, 총무과장 등도 소환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2025년 2월부터 3월까지 서울양계농협의 법인카드 사적 사용 의혹 등을 감사했고, 감사가 끝난 뒤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정성진 조합장 취임 직후 1227만 원 전자제품과 300만 원 다이닝 소파 구입

한국양계농협은 지난 2023년 4월 13일과 5월 4일 세 차례에 걸쳐 서울양계농협 본점 앞에 위치한 LG베스트샵에서 각각 698만 원, 280만 원, 249만 원 등 총 1227만 원어치 전자제품을 구입했다. 구입한 전자제품은 벽걸이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이었다. 또한 같은 해 4월 13일 서울 광진구 천호대로 소재 이태리가구점에서 300만 원짜리 다우닝 소파를 구입했다. 다우닝은 국내 프리미엄 소파 브랜드로 지난 1980년 설립된 소파제조업체 '미도산업'에 뿌리를 두고 있다.

LG전자제품과 다이닝 소파의 구입이 특히 정성진 조합장의 취임 직후 이루어진 점이 눈에 띈다. 정 조합장은 지난 2019년 처음 조합장에 당선됐지만, 동업하던 양계장에서 수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고 중도하차했다. 이어 지난 2023년 단독출마해 무투표 당선됐고, 같은 해 3월 취임했다.

한국양계농협은 LG전자제품과 다우닝 소파 구입에 든 총 1527만 원을 '3층 임원실(조합장실) 리모델링 각종 비품 대금 정산' 명목으로 썼다고 지급회의서에 기재했다. 결재선은 총무팀 과장-총무팀장-관리상무-상임이사였다. 문제는 법인카드로 구입한 LG전자제품과 다우닝 소파가 지급회의서대로 본점 임원실(조합장실)에 설치됐는지 여부다.

한국양계농협의 한 관계자는 "서울검사국은 (서울양계농협의 지급회의서에는) 가전제품과 다우닝 소파가 본점 3층 임원실에 들였다고 돼 있지만 그런 물품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조합장의 둔촌동 아파트로 간 것이 아니냐 등을 감사한 것으로 안다"라며 "다만 서울검사국이 감사 과정에서 배송 추적을 했는지는 최종 확인하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가전제품과 다우닝 소파가 본점 3층 임원실에 없다는 사실은 지난 2025년 2~3월에 실시된 금융감독원 감사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양계농협 안에서는 LG전자제품과 다우닝 소파가 정성진 조합장이 거주했던 서울시 강동구 둔촌동 소재 아파트에 배송됐다고 보고 있다. 정 조합장은 지난 2023년 조합장에 당선된 직후 이곳에서 살다가 서울 송파구 잠실지역으로 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양계농협이 법인카드로 구입한 LG전자제품과 다우닝 소파를 정성진 조합장의 아파트에 배송했다면 두 가지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하나는 한국양계농협이 조합장이 사용할 물품을 법인카드로 구입해놓고는 법인의 고정자산으로 취득해 3층 임원실을 리모델링한 것처럼 허위로 지급처리를 한 점이고, 다른 하나는 그렇게 구입한 '법인의 고정자산'이 조합장 가족을 위해 사용됐다는 점에서 법인카드 횡령 의혹을 받을 수 있다.

이에 정성진 조합장측은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서울시 강동구 둔촌동의 아파트는 한국양계농협으로부터 전세지원을 받은 '관사' 개념의 주택으로, 이곳에 사용한 것을 직원의 실수로 인해 3층 임원실 리모델링에 사용한 것으로 잘못 처리되었다고 해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급처리가 잘못되긴 했지만 '관사개념'인 아파트에 설치해 사용했기 때문에 법인카드를 횡령했다고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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