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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앞에서 눈 감으라는 강사, 속는 척 따라하다 벌어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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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앞에서 눈 감으라는 강사, 속는 척 따라하다 벌어진 일

지난 6월 말, 양화한강공원에서 처음 야외 요가를 해 봤다. 계획에 없던 시도는 친구의 한 마디에서 시작됐다.

사실 올해 초 불안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도전 목록을 작성했다. 처음으로 고속도로 운전하기, 혼자 영화관 가기, 약 없이 혼자 비행기 타기. 누군가에겐 쉽게 해볼 수 있는 일이었지만, 내게는 한 달에 한 번 큰마음을 먹고 도전해야 하는 과제였다. 다행히도 세 가지 도전 모두 무사히 해낼 수 있었다.

불안장애의 정도나 증상을 가까운 친구들에게도 말한 적이 없기에, 기사를 읽은 대부분의 친구가 적잖이 놀라워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몰라서 미안하다"라는 위로와 도전을 응원해 줬다. 다만, 한 친구가 "불안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꼭 그 도전을 다 해내야만 하는 거냐"고 조심스레 반문했다. 불안장애가 없는 자신도 혼자서는 고속도로 운전하기는 쉽지 않다며, 스스로를 너무 몰아붙이지는 않았으면 했다.

친구의 말이 맞았다. 그동안 하나씩 해나가겠다며 야심 차게 작성한 여러 도전은 불안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어야 했다. 이 도전 자체가 무언가 '해야만 한다'는 또 다른 압박이 되어서는 안 됐다. 도전 체크리스트를 완성하는 게 목표라기보다 불안을 완화하고 안정을 자주 느끼는 게 목표였으니까.

그래서 이번 달에는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하는 도전 대신, 일상에서 꾸준히 이어오던 불안 완화 루틴에 조금 더 집중해 보기로 했다. 일주일에 두 번 나가던 요가 수업의 횟수를 늘리기로 했다.

마음가짐에 따라 달라지는 동작

주변에서 꽤 여러 번 요가를 추천했는데, 시작을 잘하지 못했다. 그러다 올해 3월, 불안장애에 도움이 될 거 같아 다시 요가를 시작했다. 불안할 때마다 몸의 긴장과 호흡의 어려움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으니, 호흡을 중요하게 여기는 요가가 도움 될 거 같았다. 이번에는 운동이 아니라 치유를 위한 시간이라고 생각하며 요가 수업을 등록했다.

마음가짐이 달라지니 요가도 달라졌다. 예전에 요가를 해봤을 때는 동작이 잘 되지 않아 꽤 스트레스받았다. 이번에는 오로지 내 호흡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요가 그 자체를, 그러니까 들이마시고 내쉬며 한 동작 한 동작 이어가는 걸 즐기는 나를 발견했다.

'요가의 정석, 근지구력 기르기'에 탁월한 걸로 알려진 하타요가에서는 할 수 있는 만큼만 정성을 다하며 내 몸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다. 자세 간 전환의 리듬과 호흡을 중시하는 빈야사나 요가계의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이라고도 불리는 아쉬탕가를 하다 보니, 음악과 흐름에 몸을 맡기다 보면 자연스레 잡다한 생각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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