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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나는 스톤헨지 전담 안내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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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사는 강화의 집에서 10분쯤 차로 가면 고인돌이 있다. 가까이 다가갈 때마다 나는 오래전 영국에서 보았던 또 다른 돌들을 떠올린다. 이 돌은 어디서 왔으며, 왜 이 섬에 세워진 걸까?

이 질문 앞에서 나는 오래전 걷던 어느 평원의 거대한 돌들을 동시에 떠올렸다.

스톤헨지를 처음 본 사람들의 반응

영국에서 10년 넘게 살았다. 런던으로 놀러 오는 지인들 가족들은 좋아하든 말든 일단 솔즈베리 평원의 스톤헨지로 데려갔다. 어차피 운전자는 나였으니까. 반응은 어김없이 둘로 갈렸다.

"주차비와 입장료까지 내고 보는 게 이 돌뿐이야?" 하는 쪽과 "도대체 이 돌을 어떻게 여기까지 옮겼지? 무엇을 위해 세운 걸까?" 하며 상상의 나래를 펴는 쪽. 나는 물론 후자였다.

왜 그렇게 매번 갔을까.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답은 하나였다. 그 평원을 걸어 들어갈 때마다 돌들이 무언가 말을 거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스톤헨지가 있는 솔즈베리 평원은 조금은 이상한 곳이다. 드넓은 초지 위로 하늘이 통째로 내려앉아 있고, 그 하늘 아래에는 4천 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돌들이 있다. 안개라도 낀 날이면 돌기둥들은 지평선에서 서서히 몸을 일으키는 신화 속의 거인들처럼 보였다. 어쩌면 사진 몇 장을 찍고 돌아서는 이들은 모르는 감각일지도 모른다. 걸어서, 천천히, 평원의 바람을 맞으며 다가가야 돌은 비로소 입을 연다.

스톤헨지만이 아니었다. 윌트셔에는 기이한 선사 유적이 유난히 많다. 마을과 거대한 돌 원이 뒤섞여 있는 에이브버리, 유럽에서 가장 큰 선사시대 인공 언덕 실버리 힐, 흙과 돌로 쌓은 5천 년 넘은 무덤 웨스트 케넷 롱 배로우.

나는 종종 시간을 내어 그곳들을 순례하듯 찾아다녔다. 웨스트 케넷이 매장지였다는 사실처럼 밝혀진 것도 있다. 그러나 실버리 힐의 목적은 여전히 알 수 없고, 스톤헨지의 의미도 하나로 정리되지 않는다. 묘지이자 의례의 장소였다는 해석, 태양의 움직임과 관련된 장소였다는 해석, 치유의 성소였다는 가설이 겹친다. 답이 하나가 아니라는 것. 그것이 그 땅의 매력이었다.

스톤헨지는 늘 방문객들이 많은 곳이지만, 에이브버리나 실버리 힐을 찾아가는 길은 매우 고요하고 사람이나 차도 보기가 드물었다. 그럴 때면 나는 어김없이 내가 영화 속 어느 신비한 마법의 마을에 시간여행을 한다는 상상을 하며 조용히 그 곳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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