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버터 390kg을 바닥에 펴바른 이유
땅콩버터 냄새가 건물을 뒤덮었다. 미술관 매표소에서는 "냄새를 따라가면 작품을 만날 수 있다"고 안내할 정도였다.
땅콩버터를 바닥에 펴바르는 '개념미술'
AP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0일(금) 로테르담 보이만스 판뵈닝언 미술관은 땅콩버터 390kg을 바닥에 펴바른 전시 '땅콩버터 바닥'을 공개했다.
이 작품은 25㎡ 바닥에 2cm 두께로 땅콩버터를 펴바른 형태다. 미술관 직원 2명이 땅콩버터 40통을 손수 고르게 발랐다. 샌드위치 1만 5천개에 쓸 수 있는 막대한 양이었다.
작품 의도는 지난 6월에 세상을 떠난 스히퍼스를 추모하기 위해서다. 1960년대에 왕성하게 활동했던 스히퍼스는 완두콩으로 탁자를 덮거나 전시실 바닥을 소금으로 덮는 개념미술을 선보였다. 개념미술은 조각이나 그림처럼 손에 잡히는 물체가 아닌 아이디어와 생각을 더 우선하는 경향을 뜻한다.
스히퍼스는 예술이 반드시 논리적이거나 유용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며 '상업화되고 지나치게 진지해진 미술'을 조롱했다. 삶 자체가 부조리하듯 예술도 부조리할 수 있으며, 그 부조리가 오히려 가치 있다는 관점이었다.
"이게…예술?" 관람객을 당혹스럽게
그 맥락에서 '땅콩버터 바닥'은 가장 흔한 식재료를 극단적으로 활용해 관객들에게 당혹감을 준다. 산드라 키스터스 미술관장 대행은 "스히퍼스가 생전에 추구했듯 '이것이 예술인가?', '내가 이것을 좋아해도 되는가?'와 같은 질문을 관객 스스로 던지게 만든다"며 "당혹감이 이 작품을 특별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술관에는 '땅콩알레르기가 있는 관람객'은 미술관 출입을 금지하거나 극도로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가 곳곳에 부착돼있다. 또한 관람객들이 작품을 만지거나 밟는 것도 금지다.
한편 미술관은 "전시가 끝난 뒤 땅콩버터에 '두 번째 생명'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여러 기관·업체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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