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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기초의회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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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기초의회는 중요하다"

국민권익위원회 조사관에서 지방의회 전문위원으로. 스펙만 놓고 보면 '거꾸로 간' 이력이다. 월급도 줄었을 법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이일우 전문위원은 10년째 지방의회 현장을 지키며 두 권의 책을 냈다. 최근작 제목은 <어쨌든 지방의회>. 그는 지방의회를 향한 세간의 비판을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비판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말한다. 다만 그가 하려는 일은 폭로가 아니라 변호다. 온갖 미숙함에도 불구하고 기초의회는 왜 필요한가, 그 '어쨌든'이라는 부사에 그의 결론이 담겨 있다.

왜 지방의회였나

권익위 시절 그는 주택·건축 분야 조사관이었다. 재개발·주택금융에는 흥미가 없었지만 임대주택 퇴거자, 이행강제금 민원 등 주거복지 영역만은 애정을 갖고 버텼다. 그러던 중 조사관들 사이의 농담이 진로를 바꿨다. "민원 조사는 결국 행정 집행이 끝난 뒤의 이의 제기이니 일종의 '설거지' 아니냐. 설거지도 의미 있지만, 아예 처음부터 밥을 짓는 일을 해보면 어떨까." 게임의 룰인 법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어 국회 보좌관을 꿈꿨고, 경력을 쌓기 위한 차선책으로 지방의회를 택했다. 서울시의회에서 1년, 이후 기초의회로. 그렇게 10년이 흘렀다.

책 제목에 담긴 뜻

원래 그가 염두에 둔 제목은 '아무튼 지방의회'였다. 좋아하던 '아무튼 시리즈'에 착안한 것이다. 출판사가 "식상하다"며 비슷한 뜻의 다른 단어를 제안했고, 그렇게 '어쨌든'이 됐다.

그는 이 단어에 하고 싶은 말의 결론을 담았다고 했다.

"지방의회와 지방의원이 주민들에게 어떻게 비치는지 잘 압니다. 외유성 해외연수, 각종 비리, 갑질, 그런 비판이 왜 나오는지 저도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의 역사와 선진국의 정치 제도, 우리 지방자치의 역사를 종합적으로 보면 지방의회만한 민주주의 제도가 없습니다. 약점이 있고 미숙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하다 그 뜻이 '어쨌든'입니다."

"기관대립형 지방의회는 없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대한민국의 기초지자체에는 (지방의회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중요하다면서 없다니, 모순처럼 들린다. 그러나 이는 '없어야 한다'가 아니라 현실을 짚은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지방자치 교과서는 정부 기관 구성 형태를 기관대립형(집행기관과 의회가 견제·대립), 기관통합형(의회가 집행기관을 선출), 혼합형으로 나눈다. 우리 지방자치법은 집행기관과 의회의 역할·권한을 나눠 서로 견제하도록 한 '기관대립형'을 전제로 설계돼 있다.

"그런데 현실은 대립은커녕 거의 한몸입니다. 특히 기초 지자체가 그래요. 구청·군청 팀장이 '어릴 때부터 보던 사람'이고, 한 다리 건너면 아는 집 자녀고, 조기축구회 후배고, 아파트 동대표의 남편이 공무원이고… 이렇게 얽혀 있으니 견제와 대립이 쉽지 않습니다."

그가 말한 "없다"는 곧, 교과서에 나오는 기관대립형 구성 형태로서의 지방의회가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선거 때 구청장 후보와 의원 후보가 '원팀'을 외치다 당선 후엔 견제 관계로 돌아서야 하는 모순도 같은 맥락이다.

"선거 때가 제일 하이라이트지만, 평상시에도 그렇습니다."

그는 이를 이식된 제도의 적응 과정으로 봤다. 서구는 오랜 시간에 걸쳐 분권이 형성됐지만 우리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1949년에 지방자치법이 제정· 공포되어 법제화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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