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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판타스틱영화제를 비판하는 이유, 이 영화에 답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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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판타스틱영화제를 비판하는 이유, 이 영화에 답 있다

'부천 초이스'는 제목이 말하듯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가려 뽑은 작품을 상영하는 섹션이다. 수천 편의 작품이 출품된 이번 영화제에서 선정작은 AI영화를 포함한 장·단편 321편이다. 이중 주력이라 할 만한 섹션이 바로 '부천 초이스'로, 월드와 코리안, AI로 구분된 세부 섹션 중에서 한국작품을 모아둔 '부천 초이스 코리안: 장편'엔 모두 10편의 영화가 들어왔다. 이들이 한때 한국 3대 영화제 중 하나로 불렸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오늘의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작품과 작가로 뽑은 결과라 해도 무방하겠다.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이들 10편의 영화가 드러내는 가장 큰 특징으로 '장르적 다양성'을 뽑았다. 호러와 스릴러, 또 코미디, 범죄영화, 디스토피아적 SF와 애니메이션까지, 하나의 경향으로 묶어낼 수 없는 다채로운 경향을 최대한 포착하려 했다는 뜻이겠다. 수많은 작품 가운데서 가려 뽑은, 부천의 선택을 받을 영화들은 대체 어떠할까. 그에 대한 기대를 품게 되는 건 영화제를 존중하는 한 명의 영화팬으로 자연스런 일일 테다.

<정육점집 외아들>은 '부천 초이스 코리안: 장편' 부문에 든 10편 중 하나다. 유형준 감독의 81분짜리 첫 장편으로, 제목이 알려주듯 어느 정육점을 운영하는 가족의 이야기다. 주인공은 태섭(권영찬 분), 이모부(정형석 분)가 운영하는 정육점에서 일하는 청년이다. 말은 일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민망하기 짝이 없다. 태섭은 어릴 적부터 이모와 이모부에게 거둬진 고아로, 이모부는 제가 운영하는 정육점에서 태섭을 사실상 무급으로 부려먹고 있는 것. 겉으로는 가족기업이지만 실상은 노동착취인 그렇고 그런 이야기. 영화 <정육점집 외아들>의 배경이다.

이모부 정육점에서 무급노동하는 청년

태섭에겐 아버지나 다름없는 이모부다. 다만 그 이모부가 태섭을 진짜 아들처럼 여기지 않는단 게 문제다. 정육점 이름부터 부자 정육점으로, 겉으로는 태섭을 아들처럼 앞세우는 이모부가 실상은 그를 전혀 돌보지 않는다. 그렇기에 태섭은 월급은커녕 용돈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신세다. 어느덧 앞날을 그려야 하는 나이가 되었음에도 태섭은 모아둔 돈조차 따로 없다. 그런 그를 오래 사귀어온 애인조차 결혼상대로는 생각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서류상으로 일을 해본 적도 없어 대출조차 막힌 태섭은 독립을 위해 이모부 앞에 제 의견을 말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물론 이모부가 그리 호락호락할리가 없지만.

구태여 따지자면 범죄드라마라 할 수 있겠다. 독립을 원하는 태섭이 사건에 휘말리며 이모부와 극렬히 대립하게 되는 구조를 가졌다. 어느 날 찾아온 사내를 통해 이모부가 불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태섭이 그를 기회로 필요한 돈을 마련하려 하는 것이 그 시작이다.

협박에 못 이겨서 이모부가 사내에게 돈을 내주면 제 몫을 챙겨 자립하겠단 게 태섭의 계획이지만 세상사가 어디 계획대로만 되던가. 우연에 우연이 겹치며 영화는 태섭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까지 몰아붙인다. 그저 독립하기만을 원했던 태섭에게 형사사건에 연루되고, 가족이라 믿었던 집단에서 퇴출되는 일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가혹하다.

<정육점집 외아들>은 분명한 아쉬움의 지점을 여럿 가졌다. 그중 하나는 개연성이다. 영화에 동력을 제공하는 사건, 그러니까 불륜의 확인이며 살인까지가 모두 자연적인 흐름을 벗어나 돌출되는 우연에 기대고 있다는 점이 개연성을 크게 상실하게 한다. 태섭이 이모부의 불륜사실을 알게 되는 것부터, 살인사건에 연루되는 것, 나아가 극의 클라이맥스와 결말에 이르는 결정적 사건들까지도 모조리 중요한 것은 돌발적 우연에 의지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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