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국의 '낡은 소파'를 보다가 저절로 떠오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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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도망 다니던 때가 있었다. 현실이 너무나 힘들 때면, 나는 히말라야로, 지리산의 품으로 향했다. 어디든 메이지 않고 언제든 원하는 때에 떠날 수 있는 것이 자유라 생각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나서는 도저히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답답하기도 했지만, 이전에는 몰랐던 안정감과 평온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면서 나는 '진정한 자유란 어디서, 무엇을 하든 걸림 없는 마음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꿈과 이상을 찾아 헤매던 청춘을 지나, 마흔이 넘은 중년이 되고 나니 굳이 먼 곳을 가지 않아도 지금 여기서의 행복한 길을 찾게 된다. 그래서인지 유영국 작가의 <산은 내 안에 있다>라는 전시 제목이 너무나 와 닿았다. 마치 '내가 앉은 자리가 꽃자리'라는 말을 들었을 때와 비슷한 마음이 들었다. 게다가 선명한 원색이 대비되는 작품을 보는 순간 강렬한 끌림이 있었다. 검색을 해보니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전시관에서 하고 있는 전시였다. 표를 구입하려고 보니 입장권도 따로 없는 무료 전시였다. 망설일 이유도, 기다릴 이유도 없었다.
그의 추상화가 뿜어내는 힘
아이들을 등교 시킨 뒤 버스를 타고 전시장으로 향하는 길, 왠지 여행을 떠날 때처럼 마음이 설렜다. 전시장에서 가까운 시청역 10번 출구에서부터 많은 사람이 같은 곳을 향하고 있었다.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5분 정도 걸었더니 나무가 우거진 길을 지나 전시장이 나왔다. 오픈 시간에 맞춰 온 사람들의 행렬이 꽤 길어 입구부터 사람들이 붐볐다. 그래도 전시 공간의 층고가 높고, 공간이 넓고 작품이 많아서 혼잡한 느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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