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이 알려주신 송광사에 없는 것 세 가지

일상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고요한 산사에서 힐링을 하기 시작한 것은 작년 5월부터다. 경남 남해 호구산 용문사의 문을 처음 두드렸을 때만 해도 이것이 우리 삶의 커다란 쉼표가 될 줄은 몰랐다.
수학과 선후배 세 명의 여정은 격월로 이어졌다. 산청 대원사, 지리산 천은사, 포항 보경사, 지리산 쌍계사, 밀양 표충사까지. 전국 방방곡곡의 도량을 거치는 동안 우리는 단순한 대학 선후배를 넘어섰다. 나이 차이라는 숫자의 벽을 허물고 서로를 깊이 이해하게 되었으며, 존재 자체만으로도 감사함을 느끼는 인생의 도반(道伴)이 되었다. 그 여섯 번째 여정으로 7월 17일 우리는 승보종찰(僧寶宗刹), 순천 조계산 송광사(松廣寺)로 향했다.
'핵사이다' 스님과 함께한 송광사 대탐험
출발 전 비 예보와 달리, 송광사는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흐르는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자유롭게 쉬어가는 '휴식형' 템플스테이로 참가했으나, 포교 소임을 맡으신 열정적인 스님 덕분에 우리는 송광사의 구석구석을 제대로 살펴보게 되었다.
여러 번 다녀온 송광사였지만 이번에 제대로 알게 되었다. 사찰 안내를 맡으신 스님은 개그 코드가 뛰어났다. 유쾌한 입담과 속사포 같은 안내에 뙤약볕 아래 장장 2시간 동안 땀이 비 오듯 쏟아졌지만, 참가자 30여 명 모두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거침없는 '핵사이다' 발언으로 가슴을 뚫어주다가도, 포토존이 나오면 직접 카메라를 들고 팀별로 사진을 찍어주시는 다정함을 발휘하셨다.
두 시간 동안 스님을 따라 걸으며 송광사의 깊은 역사와 독특한 가람 배치를 배웠다. 계곡물 위 청량각과 능허교 위 우화각을 지나 세로로 쓰인 현판의 일주문을 맞았다. 죽은 이의 영혼을 씻기는 관욕소인 척주각(남)과 세월각(여), 보조국사의 고목 '고향수'를 살펴보고 사천왕문과 대웅보전에 이르렀다.
일반 사찰과 달리 대웅전 뒤편 높은 축대 위에 선방인 수선사를 배치한 구조는 오직 수행을 최우선으로 삼는 승보사찰의 정체성을 웅변하고 있었다. 외국인 스님들까지 외인 출입을 금한 채 묵언 정진 중인 수선사의 차분한 공기에 마음이 숙연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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