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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이나 장동혁이나... 리센느 논란에 '낄끼빠빠' 못하는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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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이나 장동혁이나... 리센느 논란에 '낄끼빠빠' 못하는 정치

ONP 요약

걸그룹 리센느의 원이가 '무섭노'라는 표현을 사용했을 때, 변호사 조수진이 처음엔 안 좋은 인터넷 말이라고 생각했다가 나중에 자신이 잘못 이해했다고 사과했다. 경남의 거제시장도 이것은 그 지역에서 흔히 쓰는 방언이며 정치적으로 해석할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진보 성향: 지역 표현 정치화 우려 — 경남의 일상적 방언을 의도적으로 정치적 표현으로 해석하려는 시도는 표현의 자유를 훼손한다고 비판.

중도 성향: 표현의 자유 vs 온라인 규제 — 사이버 해악 규제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정보통신망법이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약할 가능성을 경고.

낄끼빠빠: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라.

'낄끼빠빠', 눈치껏 상황과 맥락을 살펴 나설 자리와 물러날 자리를 구분하라는 뜻의 신조어이다. 2010년대 이후 유행하기 시작한 이 말은, 사회생활의 '덕목' 중 하나로도 꼽힌다. 청년 세대의 언어를 걱정한다며 앞다퉈 나선 정치인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말이기도 하다.

정치가 해야 할 의무 중 하나는 사회적 갈등을 공적으로 해소하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정치인은 오히려 사회적 갈등에 땔감을 던지고 기름을 붓는다. 이슈에 숟가락을 얹어 본인이나 소속 정당 혹은 특정 진영의 이득으로 활용하려고 한다. 부고 기사를 제외하고는 어떤 식으로든 언론에 회자되고 싶은 게 정치인의 욕망이지만, 그것도 최소한의 '정도'는 필요하다. 공인인 정치인의 어그러진 언행은 누군가에게 큰 영향을 주고,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며 애꿎은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한 주 동안 여론에 가장 크게 회자된 것은 걸그룹 리센느 멤버 원이의 "무섭노"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었다. 아이돌의 말 한마디가 정치권 공방으로까지 번졌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직접 영남 사투리와 '일베식 노'의 구별법을 제시했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 문제를 "좌파 진영의 마녀사냥"과 이재명 정부의 '입틀막법'으로 연결하는 식이다. 정쟁의 소재가 된 순간,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계속해서 소환되어야 하는 발화 당사자의 곤경은 안중에도 없다.

'노' 한 글자에 매달린 정치권

논란이 된 장면은 지난 6월 28일 공개된 유튜브 영상이었다. 원이는 같은 그룹의 일본인 멤버 미나미의 고향집을 방문해 어두운 방을 둘러보고 있었다. 무언가 덜컹거리는 소리가 나자 촬영 중이던 PD가 먼저 "뭐야, 무섭노?"라고 말했다. 경상남도 거제 출신인 원이는 그 말을 그대로 받아 "무섭노. 조명부터 무서운데"라고 답했다.

자신의 표현처럼 "지옥문"을 연 김현지 MBC경남 PD의 최초 문제 제기는, 원이를 일베 이용자라고 단정한 게 아니었다. 원이나 제작진이 "일베식 사고를 하여 의도적으로 사용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분명히 밝혔다. 다만, 김 PD는 "여성 아이돌과 피디가 사이좋게 노노 주고받고 있어 무척무척 속상했다"라고 썼다. 혐오표현이 놀이와 밈의 형태로 일상에 스며들어, 사투리를 오염시켰다는 취지의 지적이었다.

경남 방언 사용자인 김 PD가 보았을 때, "무섭노"가 단독으로 쓰이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았다. 일베에서 노 전 대통령을 조롱하기 위해 사용해 온 어미가 밈처럼 퍼지면서, 평범한 청년들이 그 기원을 모른 채 일상 언어로 받아들이게 됐다는 논지이다.

혐오표현이 놀이와 밈의 형태로 일상에 스며드는 현상을 걱정한 문제 의식까지 조롱할 필요는 없다. 다만, 김 PD는 세대에 따라 달라진 방언의 실제 용례까지 충분히 살피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사투리 화자들과 여러 전문가들이 뒤섞여서 토론을 이어가면서, 원이의 사용은 젊은 세대의 일반적인 사투리 사용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어른 김장하>와 <남태령>의 제작자인 김 PD가 품은 문제 의식에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일베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기 위해 '노'를 남용해 온 역사도 분명하다. 그러나 그가 문제를 제기하는 방법이나 방향을 두고서는 역풍이 불 수밖에 없었다. 당시 상황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것도 아니었고, 특정 지역이나 집단을 비하하는 맥락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당시 상황이나 정황은 아무리 살펴봐도 아이돌 멤버나 제작진 사투리 뒤에 정치적 '코드'를 숨겨서 누군가를 공격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크게 무리 없는 어미 사용의 배경을 '일베'로 일원화해 단정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논란을 촉발한 당사자가, 이에 대해 명확히 정정하거나 사과하지 않은 지점도 비판의 소지가 크다.

동시에 김 PD는 공직을 맡고 있는 사람도 아니고, 공인도 아니다. 맥락이 거세된 채 자극적인 언론 보도가 몇 있었고, 논란은 들불처럼 퍼져나갔다. 진짜 문제는 여기에 정치인들이 기다렸다는 듯 뛰어들면서부터 시작됐다.

지옥문을 크게 연 '꼰대' 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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