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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슬픔은 참을 수 있지만 죽음의 차별은 참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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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슬픔은 참을 수 있지만 죽음의 차별은 참을 수 없다"

지난 13일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 이른 아침부터 멀리 전라남도 해남과 광주, 대구, 충청도, 경기도, 강원도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순직군인 유가족과 친지 등 2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누군가는 아들을, 누군가는 남편을, 또 누군가는 부모와 형제를 가슴에 묻고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대한민국 순직군인 유족회 창립 3주년 기념식은 그렇게 시작됐다.

누군가는 국가가 미처 건네지 못한 위로를 기다렸고, 누군가는 같은 상실을 견뎌낸 사람들의 손을 잡기 위해 이 자리를 찾았다. 많은 사람들은 순직군인 유가족이라 하면 국가로부터 충분한 예우와 위로를 받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국방부는 매년 순직군경의 날 행사를 개최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순직Ⅱ형 유가족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복무 중 사망했는데도 순직Ⅲ형으로 분류된 유가족 상당수는 여전히 제도 밖에서 외로움과 그리움을 견뎌내고 있다. 국가의 위로가 충분히 닿지 못한 시간 동안 유가족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홀로 버텨왔다.

올해 기념식에는 참석을 망설이던 남편도 어렵게 발걸음을 옮겼다.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뒤 눈에 띄게 야위고 말수가 줄어든 사람. 가족의 걱정에도 좀처럼 마음을 열지 못했던 진수 아빠에게 먼저 다가온 것은 선배 유가족들이었다.

"우리도 힘들었습니다."

"3년쯤 지나니 조금은 나아지더라고요."

"결국 혼자 견뎌내야 하는 시간이 있지만, 이렇게 만나면 버틸 힘이 생깁니다."

거창한 위로는 아니었다. 그러나 같은 상실을 지나온 사람들이 건네는 그 한마디는 그 어떤 말보다 깊게 마음에 스며들었다.

'세상에는 나만큼 아픈 사람이 또 있었구나.'

'그리고 그 시간을 견뎌낸 사람들도 있구나.'

그날 현충관은 슬픔을 확인하는 자리가 아니라, 서로의 삶을 붙들어주는 공동체가 되어가고 있었다.

이날 기념식에는 사회 각계의 연대도 함께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부승찬 국회의원은 격려사를 통해 순직군인 유가족의 아픔에 공감하며 "저도 대한민국 순직군인 유족회의 명예회원이 되고 싶습니다"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유족들을 위로의 대상이 아닌 함께 걸어갈 동행자로 바라본 그 한마디는 많은 이들의 마음에 오래 남았다.

또한 부승찬 의원은 지난 3월 대표 발의한 군인사법 개정안을 언급하며, 순직Ⅲ형 삭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단순한 법률 개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2015년 군인사법 개정으로 도입된 순직Ⅲ형은 국가유공자 인정 대상에서 배제되며 오랫동안 유가족들의 아픔이 되어 왔다. 유족들은 "죽음에도 등급이 있을 수 있느냐"며 문제를 제기해 왔고, 대한민국 순직군인 유족회 역시 창립 이후 줄곧 제도 개선을 요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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