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영화를 보며 사랑을 생각하다

숨이 턱턱 막히는 한여름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집근처 작은 바닷가 찻집이라도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에 차를 운전하고 나섰다. 직접 내리는 커피도 훌륭하고 야외테라스에서 바라보는 바다도 아늑하고 정겨운 곳이다. 며칠 전에 만든 음악 CD를 재생했다.
운전을 할 때는 아직 파일을 내려받아 만든 CD로 음악을 듣는다. 모차르트의 청아한 클라리넷협주곡이 흘러나오고 곧 이어 오래된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경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나는 남자와 여자. 감격에 겨운 여자는 뒤에 앉은 남자를 향해 팔을 뻗고 남자는 여자의 손을 마주 잡는다. 아래로는 아프리카 케냐의 광활한 대자연이 펼쳐진다.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아웃오브 아프리카'는 개봉한 지 4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처음 영화를 대했을 때의 감동이 생생하게 살아있다. 특히 남자주인공의 자유로운 사랑법이 인상깊었다.
그는 여자를 사랑하지만 여자가 자신의 옷에 떨어진 단추를 달아주려는 것도 못하게 할 만큼 구속을 싫어하고 함께 지내자는 여자의 제의도 거절한다. 그러나 여자의 머리를 감겨주며 여자를 바라보는 남자의 눈빛에는 사랑이 가득 담겨있다. 한동안 훌쩍 떠났다가 문득 자신을 보러 오는 남자를 하염없이 기다리며 여자는 결국 남자의 사랑법을 받아들인다. 인생의 마지막 정착지로 여자를 선택한 남자가 사고로 죽음을 맞게 되면서 영화는 끝나지만 그 슬프고 애틋한 사랑이야기는 아름다웠다.
2000년 개봉한 영화 '화양연화'는 지난 해 특별판으로 재개봉했는데 2025년 뉴욕타임지 선정 21세기 최고의 영화 4위에 오르기도 했다. 개봉관에서 처음 영화를 보고 그 뒤로도 두어 번 더 보았다. 애절한 첼로선율과 아름다운 영상, 그리고 비오는 날, 남녀주인공이 이별연습을 하며 여자가 남자의 어깨에 기대어 슬프게 울던 장면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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