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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법원 요구한 '헌법소원 지연 사유' 의견서 끝내 안 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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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헌법재판소가 지난달 서울중앙지법 항소심 재판부에서 요청한 '헌법소원 결정 지연' 관련 의견서를 끝내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

재판부는 후속 조치를 정해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헌재 관계자는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전보성)가 요구한 '헌법소원 지연' 관련 의견서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할 계획도 없고, 한 것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는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통일TV 대표 진천규씨의 항소심과 관련, 진씨가 낸 헌법소원 심사 지연으로 진씨가 기본권 침해를 당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헌재에 의견서 제출을 요청했다.

진씨 사건에 대한 ▲심사 진행 단계 및 지연 사유 ▲주심 재판관과 연구관이 주고 받은 보고서 ▲관계기관 의견 조회 여부 ▲동일 쟁점으로 법원에서 대기 중인 사건 현황을 파악하고 있는지 여부 등을 답해 달라는 것이다.

의견서는 지난달 17일 헌재에 송달됐다. 재판부는 한 달 이내에 의견서 제출을 권고했고, 다음 날인 제헌절이 휴일인 만큼 헌재가 의견서를 내려면 이날이 마지막이다.

재판부는 의견서가 송달된 직후 제출 요구 사실을 언론을 통해 알렸지만, 헌재는 그 때부터 법적 근거가 없는 요구로 보고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정한 상태였다.

헌재가 당사자의 헌법소원을 결정하지 않아도 형사 재판 항소심을 선고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하급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후 헌재가 기소 근거가 된 법 조항을 위헌으로 결정하면, 상급 법원은 통상 무죄를 선고하거나 법이 고쳐질 때까지 재판을 중단한다. 유죄가 확정돼 버렸다면 당사자는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헌재가 의견서를 내지 않아도 재판부가 제재할 방법은 마땅치 않다. 법원은 이번 의견서가 형사소송법 272조에 근거해 재판부 직권으로 공무소(공공기관)에 필요한 사항의 보고를 요구하는 일종의 '사실조회'인 만큼, 별도의 과태료 등 벌칙을 부과할 근거도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재판부에서 진행 중인 조치는 없지만, 추후 변동이 있다면 알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사건 당사자인 진씨는 2018년 8월 허가 없이 북한 서적과 영상물, 노동신문을 국내로 반입했다는 혐의로 2022년 11월 1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진씨는 2022년 5월 자신을 기소한 근거가 된 남북교류협력법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으나 1심 재판부에서 기각되자 한 달여 뒤 헌재에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같은 해 7월 5일 정식 심리에 회부했다.

앞서 법조계에서는 하급심 재판부가 최고 헌법 심사기관인 헌재를 상대로 헌법소원 지연을 소명하라는 의견서를 요구한 일은 유례가 없어 여러 해석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헌재가 기본권을 침해한 법원의 재판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재판소원 제도 시행에 찬성한 데 대한 반작용이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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