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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식 교수 추모식에 한미 학계·종교계 인사 한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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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식 교수 추모식에 한미 학계·종교계 인사 한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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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과 남북 화해를 위해 평생을 바친 세계적 석학 고 박한식 조지아대학교(UGA) 명예교수와 그의 영원한 동반자 고 전성원(애칭 Wonie 워니) 여사를 기리는 추모식이 지난 26일(현지시간) 애틀랜타 카터 센터(The Carter Center,지미 카터 대통령 기념관)에서 열렸다.

이날 추모식은 단순한 애도의 자리를 넘어 고인의 유가족과 한국과 미국의 학계 및 종교계 인사, 시민 사회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박 교수가 남긴 삶의 궤적과 '인간 박한식'의 숨은 면모를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감동의 장이 되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준호 애틀랜타 총영사가 대독한 추모사를 통해 분단과 전쟁의 아픔을 몸소 겪으며 평생을 한반도 평화 연구와 남북 관계 개선에 바친 고 박한식 교수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했다.

정 장관은 "박 교수가 적대와 대결의 언어가 지배하던 냉전 시기에도 대화와 이해, 화해와 공존의 가능성을 결코 포기하지 않은 '행동하는 지식인'이자 '평화의 가교'였다"고 회고했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한반도 평화의 시대를 설계했던 고인의 철학적 발자취는 오늘날 우리 시대의 가장 소중한 '지적 등불'로 영원히 남을 것임을 짚었다.

또한 "고인의 위대한 업적은 단순한 연구 성과를 넘어 분단의 차가운 현실 속에서도 평화를 포기하지 않았던 용기와 신념, 그리고 미래 세대를 향한 간절한 소망에 있었다"고 평가했다. 끝으로 정 장관은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정세가 여전히 녹록지 않은 지금, 고인이 평생 강조했던 대화와 평화의 가치를 이어받아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분단 비극의 유년 시절에서 '1+1=1'의 동반자까지

추모식 전반부는 고인의 가족들이 기억하는 애틋한 기억들로 채워졌다. 박 교수의 막내 여동생 박경희씨는 1939년 중국 피난길에 태어나 4세까지 걷지 못할 정도로 병약했던 박 교수의 유년 시절을 회고했다.

박 교수는 어린 시절 일제강점기 탈출과 부친이 겪은 수난을 목격하며 분단의 아픔을 뼈저리게 느꼈고, 이는 훗날 평화운동의 자양분이 되었다. 1000명 중 단 30명만 선발하는 서울대 정치학과에 합격해 온 가족이 라디오 앞에서 합격 번호를 듣고 환호했던 순간, 그리고 고교 시절 인연을 맺어 결혼반지에 '1+1=1'을 새기며 미국 유학길에 올랐던 전성원 여사와의 순애보가 공개되어 감동을 주었다.

전성원 여사의 친정 조카 마틴씨 역시 고인을 추억했다. 그는 13남매 중 다섯째였던 전 여사가 1960년대 한국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모자를 멋지게 쓰던 똑똑하고 멋진 여성이었으며, 세 자녀(클라라, 케네스, 섀런)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늘 깊은 자랑스러움을 표현했던 따뜻한 어머니였다고 기렸다.

동료와 평화 동지들의 증언… "행동하는 양심"

학계와 민간 외교 현장에서 박 교수와 함께했던 동지들의 생생한 증언도 이어졌다. 조지아대(UGA)에서 56년간 형제처럼 지낸 게리 버치(Gary Bertsch) 박사는 1970년 애틀랜타 정착 첫날 밤 길을 잃은 박 교수 가족을 맥도날드 경찰들이 에스코트해 주었던 일화를 소개해 미소를 자아냈다. 버치 박사는 Baldwin Hall 다락방에서 30년간 마주 보며 방을 썼던 추억을 나누며 "체구는 작지만 거대한 심장과 열정을 가진 사람"이라고 고인을 기렸다.

로이 크래프트(Roy Craft) 평화연구소 이사는 박한식 교수를 '단순한 지식 전달자'가 아닌 '존재 자체가 배움이었던 진정한 스승'으로 정의하며 고인을 기렸다. 위트가 빛나는 유머 감각을 지녔을 뿐만 아니라, 한 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내는 명예와 성실함을 지닌 '정말 좋은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40년간 고인과 함께 북한을 오간 윤길상 목사는 박 교수를 상아탑에 갇히지 않고 현장에서 지식을 직접 실천(faith in assurance)한 '행동하는 양심'으로 정의했다. 특히 전성원 여사가 15년 이상 장기 투병할 때 "우리가 어떻게 만나 여기까지 왔는데 절대 보낼 수 없다"며 주변의 전문 기관 수용 권유를 거부하고 끝까지 직접 간병했던 박 교수의 눈물겨운 순애보를 증언해 객석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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