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반감 가진 남성들, 대화로 만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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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페미니스트'라는 단어는 점점 더 두꺼운 경계선 안에 갇히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페미니즘과 페미니스트는 주로 '여성의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를 오히려 남성들이 더 목소리를 내야 하는 영역으로 받아들이는 이들도 있다.
이한 남성과함께하는 페미니즘(아래 남함페) 대표는 '남성과의 대화'를 강조했다.
"페미니즘에 반감을 갖고 있는 남성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면, 그 안에서 잘못된 이해와 그들만의 결핍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지점을 분노가 아닌 대화로 풀어나가야 합니다."
그가 활동하며 가장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부분이다.
"막상 남자인 제가 여성 의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면 불편해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들 때도 있었어요. 자칫하면 오히려 제가 마이크를 빼앗는 일이 될지도 모르니까요."
그럼에도 그가 말하기를 멈추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페미니즘은 낙인이 아니다"
- 한국 사회에서 페미니스트로 활동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특히 남성 활동가는 기존 사회가 정해 놓은 선을 넘었다고 볼 수도 있는데요. 계기가 무엇이었을까요?
"시작은 '강남역 살인사건'이었어요. 그 사건을 계기로 제 주변 사람들이 겪은 부당한 경험, 차별적인 경험, 위험했던 일들을 들으면서 '우리 사회에 중요하고 필요한 논의인데, 제가 너무 모르고 살아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넓혀가게 됐습니다.
저와 함께 활동하는 다른 남함페 활동가들도 비슷해요. 대단한 책을 읽었다거나 큰 사건이 있었다기보다는 애인이나 친구, 가족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관심을 갖고 활동을 시작한 경우가 대다수예요."
- 최근 강남역 10주기 추모 집회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지만, '페미니즘'이 낙인의 영역이 됐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계속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실 이 문제가 한국 사회만의 문제도, 지금 생긴 문제도 아니라는 거예요. 페미니즘이라는 운동이 만들어진 이래로 그런 비난과 조롱은 늘 따라왔어요. 페미니즘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서프러제트(Suffragette) 운동' 당시에는 더 심했죠. 세상의 변화를 만들고자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반대 집단은 필수불가결하게 있을 수밖에 없어요.
이제 이 반감의 물결을 우리가 계속해서 뚫고 나가야 해요. 더 많이 이야기해야 하는 거죠. 왜냐하면 그들이 비난을 한다는 건 그들에게 우리의 목소리가 닿았다는 뜻이잖아요. 우리가 멈추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줘야 해요.
속도는 느릴지 몰라도 페미니스트들은 한 단계 한 단계 나아가고 있어요. 여성 참정권을 이뤄냈고, 우리나라를 보더라도 아직 부족한 점은 있지만 여성 정치인이 늘어났고 여성 대통령도 배출했죠. 그러니 '우리나라 페미니스트는 엉망이야'와 같은 극단적인 생각에 매몰되지 않는 게 중요해요. 계속 목소리를 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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