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가 울까?"…수백만 달러 오간 '울음' 논쟁
"월드컵에서 호날두가 울까요?"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달군 뜨거운 논쟁 중 하나는 승패나 우승국 맞추기가 아닌 바로 '호날두의 눈물'이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베팅 사이트 폴리마켓에서는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세계적인 축구 스타이자 포르투갈 축구 대표팀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과연 눈물을 흘릴지를 놓고 수백만 달러가 걸린 내기가 벌어졌다.
호날두는 지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8강에서 모로코에 0-1로 패배한 후 잔디밭에 무릎을 꿇고 울었다. 또한 지난 5월 소속팀인 알 나스르가 리그 최종전에서 다막을 4-1로 완파하고 2025~2026 사우디 프로리그 정상에 올랐을 때도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16강전이 치러지기 하루 전, "월드컵에서 호날두가 울까요?"라는 질문에 68.5%가 호날두가 울 것이라는 데에 돈을 걸었다.
16강 전에서 포르투갈은 스페인에 1-0으로 패하면서 개인 통산 6번째 월드컵에 나섰던 호날두의 여정도 막을 내렸다.
이날 경기 후 쏟아진 기사에서는 대부분 "호날두 눈물로 마무리" "호날두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끝내 눈물 흘린 호날두" 등 그가 눈물을 흘렸다고 나왔다. 미국 폭스 방송 해설자는 "보시다시피 호날두는 매우 감정적인 모습"이라고 전했다.
경기 후 폴리마켓에는 호날두의 얼굴을 확대한 사진을 두고 분석이 시작됐고, 새로운 증거가 나올 때마다 배당률은 오르락내리락했다.
'울지 않았다'에 건 사람들은 "땀으로 번들거릴 뿐이다" "울음을 참으려고 애쓰고 있지만, 눈물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울었다'에 건 사람들은 "호날두의 월드컵 경력, 눈물로 마무리"(BBC) "눈물을 글썽이는 호날두가 팬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눈물을 닦았다"(ESPN) 등 기사 캡처 화면을 올리며 그가 울었다고 주장했다.
갑론을박이 거세자 폴리마켓은 내부 심사를 거쳤고, 최종적으로 호날두가 "울었다"고 판정했다. 폴리마켓 측은 "포르투갈과 스페인 경기 직후 경기장에서 촬영된 사진과 영상 속에 호날두가 우는 모습이 담겼다"며 "그의 얼굴에 눈물이 흐르는 것이 분명히 드러난다"고 밝혔다. 그러나 증거 자료는 내놓지 않고 있다.
최종 판정과 함께 수백만 달러가 "울었다"에 건 사람들에게 돌아갔지만, 댓글창에는 "증거가 어디 있냐" "이걸 잔니 인판티노(FIFA 회장)가 결정한 건가?" "폴리마켓은 사기다" 등 분노에 찬 댓글이 달렸다.
폴리마켓의 업무 절차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CNN에 "우는 모습은 논란의 여지가 많다"며 "완전히 '로르샤흐 테스트'(좌우 대칭의 불규칙한 잉크 무늬가 어떠한 모양으로 보이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성격이나 정신 상태, 무의식적 욕망 따위를 판단하는 인격 진단 검사법)와 같다. 어느 쪽으로든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폴리마켓 측이 사진·비디오·뉴스 보도 등 증거 자료를 꼼꼼하게 검토했지만, 사용자들이 인공지능(AI) 조작을 주장하는 것은 물론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해 증거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라고 전했다.
호날두가 울었는지에 관해 임상심리학자로 유명한 네덜란드 틸버그 대학교 의학 및 임상 심리학과 아드 빈거호츠 교수 명예교수는 CNN에 그가 울음을 터트릴 뻔했지만, 눈물을 참으려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전했다.
빈거호츠 교수는 호날두가 울었는지 판단하는 결정적인 기준으로 '눈물을 흘렸는가'를 놓고 본다면 "결론은 울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눈에 보이는 눈물은 없지만, 여기서 우리가 보는 것은 울음과 그것을 억누르려는 몸부림이라는 결론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폴리마켓에는 "월드컵에서 호날두가 울까요?" 외에도 논쟁을 일으킨 내기가 다수 등장한 바 있다.
올해 초 래퍼 카디 비가 슈퍼볼 하프타임쇼에서 공연할지를 두고 내기가 벌어졌는데, 당시 카디 비는 가수 배드 버니의 공연 도중 춤을 추며 깜짝 등장했지만, 노래는 부르지 않았다. 그러나 이를 두고 폴리마켓은 "공연을 했다"고 판정해 논란을 일으켰다.
카네기멜론 스포츠 분석 센터 소장인 론 유르코는 "폴리마켓이 아무런 증거도 제시하지 않는다는 건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며 "이는 시장의 투명성 부족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렇기에 일반인들은 이러한 시장에 참가할 때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폴리마켓에 더 많은 권한이 주어질수록, 상황이 모호해지는 경우가 더 많아질 것"이라며 "결국 (내기에서) 승리하려는 사람들의 분노 또한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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