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오늘 밤 결정될까…노사공 막판 협상 돌입
내년에 적용될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노·사·공익 사회적 대화가 사실상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14일 최저임금위원회는 제14차 전원회의를 열어 2028년 적용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앞서 최임위는 지난 9일 모여 노사 양측이 세 차례에 걸쳐 수정안을 제출했지만, 최종 결론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당시 노동자위원은 전년 대비 8.7% 인상된 1만 1220원을, 사용자위원은 2.0% 오른 1만 530원을 제출했다. 이들 9차 수정안으로 노사 간 수정안의 격차는 690원까지 좁혀졌다.
전례에 비추어보면 노사 간 수정안의 격차가 1천 원 미만 수준까지 좁혀진 경우 공익위원들이 최저임금 인상폭 논의의 상·하한선을 제한하는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하는 경우가 잦다. 다만 노·사·공익위원들이 힘을 모아 합의하는 사회적 대화의 정신에 따라 심의촉진구간 없이 합의·표결에 이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어떤 방식으로 결론에 도달하든, 노사 양측의 입장차가 상당히 좁혀졌기 때문에 이날 밤 혹은 다음 날 이른 새벽쯤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이날 노동자위원들은 모두발언에서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존을 넘어 내수 활성화를 위해 최저임금의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류기섭 사무총장은 "올해 최저임금 인상은 단순히 생계비 보전 차원을 넘어, 침체한 내수를 회복하는 실질적 마중물이 돼야 한다"며 "최저임금은 양극화 해소와 소득분배 개선을 위한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정책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또 "도급제 노동자와 플랫폼 노동자 등 새로운 노동 형태는 이미 노동시장의 주요 한 구성요소로 자리 잡았습니다만, 현행 최저임금제도는 이들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며 최저임금 적용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기업의 초과이윤이 상층에만 집중되는 반면, 모든 비용과 위험은 노동시장 하층으로 전가되는 구조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며 "최저임금 인상은 민생을 살리는 경제정책이며, 적용 확대는 노동시장 불평등을 완화하는 경제정의의 실현"이라고 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이미선 부위원장은 "지금 노동자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식료품 물가로 고통받고 있다"며 "우리 식료품 물가는 3년 연속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상위권으로, OECD 평균보다 46%나 높아 스위스에 이은 세계 2위"라며 임금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소득 하위 20%의 저소득층이 부담하는 식품비는 전체 평균 2배 넘게 치솟았고, 코로나19 전과 비교하면 50.8% 폭등했다"며 "소득은 제자리걸음만 하는데 밥상 비용만 폭등했다. 지금 최저임금으로는 노동자가 하루 세 끼 온전한 식사조차 감당 못한다"고 호소했다.
또 "대기업들의 비용을 정부와 공익위원들이 방어해주면서 특고·플랫폼·도급제 노동자의 최저임금 보장을 외면한 것을 늦지 않게 바로잡아야 한다"며 "사각지대에 있는 장애인 노동자들에게도 차별없이 최저임금을 적용해 우리 사회의 최저임금 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의 시선을 거두고 법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사용자위원들은 이미 최저임금이 많이 올라 영세소상공인, 중소기업의 지불능력을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류기정 총괄전무는 "최저임금은 이미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1만 2천 원을 넘었고, 중위임금과 평균임금 대비로도 국제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내수 침체와 인건비 부담이 누적된 영세중소기업, 소상공인은 더이상 버텨낼 여력이 남아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최저임금 미만율은 12.4%였고, 특히 취약한 5인 미만 사업장이나 음식숙박업종에서는 30%를 상회한다"며 "업종별 구분 없는 일률적인 기준인 만큼 영세, 취약업종의 현실이 결정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양옥석 인력정책본부장은 지난 9일 소상공인연합회 소속 사용자위원들이 퇴장했던 일을 거론하며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는 2%의 최저임금 인상도 생존 위협하는 큰 파장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대출잔액은 1055조 5천억 원으로 지난해말보다 2조 6천억 원 늘어나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기록"이라며 "연체액도 2조 원 늘어 22조 3천억 원으로 처음으로 22조 원을 돌파했고, 연체율도 2.04%로 10년 9개월새 최고 수준으로 생계를 염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한 후, 최저임금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 앞서 양대노총과, 직전 회의에서 퇴장했던 소상공인연합회 소속 사용자위원들은 각자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어 따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소속 사용자위원인 금지선, 이기재 위원은 이날 회의 복귀의 뜻을 밝히며 "현장에 들어가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단 한마디라도 더 세상에 알리고 지켜내는 것이 저희에게 부여된 엄중한 책무"라고 말했다.
이들은 퇴장 결정 당시 "소상공인들의 영세성과 경영 악화를 고려한 '업종별 차등 적용조차 무산된 상황에서, 노사 간 격차를 좁힌다는 명목 하에 수용 한계를 넘어서는 9차 수정안인 2% 인상안까지 요구받았다"며 "벼랑 끝에 몰린 소상공인들에게 '동결'이 아닌 '추가 인상'은 폐업을 선고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지키고자 하는 것은 일자리를 지키고, 가게를 지키고, 가족을 지키고자 하는 소상공인들의 최소한의 '생존권'"이라고 강조했다.
또 양대노총은 최임위 전원회의가 열리기 1시간 전 '경제회복 과실의 공정한 분배, 실질임금 회복을 위한 대폭 인상 쟁취' 기자회견을 열어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을 촉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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