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집도 배달한다"…공장서 만들어 조립하는 '미래 주택'
집을 공장에서 만들어 옮긴 뒤 조립해 완성한다면 어떨까요?
이미 현실이 되고 있는 새로운 주거 방식, '모듈러주택'입니다. 공장에서 방과 구조물을 3차원 모듈 형태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는 이를 쌓아 올려 조립하는 방식입니다. 흙먼지가 날리는 공사현장에서 콘크리트를 붓고 한 층씩 올리던 기존 방식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죠. 한마디로 '건설업계의 조립식 레고'인 셈입니다.
기후위기가 불러낸 '레고 아파트'모듈러주택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기후위기와 건설 환경 변화가 있었습니다. 자재비와 인건비는 오르고, 기후변화로 공사 여건도 갈수록 불안정해지면서 기존 건설 방식의 한계가 뚜렷해지고 있었죠.
모듈러주택은 공장에서 규격화된 모듈을 사전 제작하기 때문에 공사기간을 줄일 수 있고, 품질을 보다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여기에 건설폐기물 발생과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어, 탄소중립 실현이 중요한 과제가 된 지금 지속가능한 건설 방식의 대안으로 꼽히고 있죠.
이미 현실이 된 '13층 모듈러주택'이미 경기도에서는 경기주택도시공사(GH)를 중심으로 모듈러주택 사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용인시 기흥구 '용인 영덕 경기행복주택'은 모듈러 공법으로 지어진 주택 중 국내 최고 층수인 13층 규모로 건설된 사례입니다.
13층 이상 모듈러 건물은 화재 시 3시간 이상을 견뎌야 하는 까다로운 내화기준을 통과해야 하는데, 이곳이 그 기준을 넘어선 첫 번째 모듈러주택입니다. 현재 청년·고령자·신혼부부 등 106가구가 입주해 생활하고 있죠.
GH는 서안양·의정부 우체국 복합사업과 동두천 지행역 통합공공임대주택 등도 모듈러 방식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수도권의 주거문제를 해결하면서 공사 효율성과 친환경성까지 함께 잡겠다는 구상으로, 모듈러주택이 더 이상 낯선 실험이 아니라 공공주택 공급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셈입니다.
비용과 인식 등…"아직 넘어야 할 산"다만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습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비용인데요. 아직 대량 자동화 생산 체계를 구축할 만큼 수요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아 공사비가 일반 공법보다 높은 편이고, 시장 초기 단계인 만큼 관련 제도와 산업 생태계도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또 '조립식 건물'에 대한 부정적 인식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죠.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에서는 모듈러주택을 임시 건축물이나 컨테이너 수준으로 보는 시선이 남아 있습니다. 공급 확대와 제도적 뒷받침, 인식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경기도의회가 한발 먼저 움직였다이 같은 흐름 속에서 경기도의회 김태희 의원(더불어민주당, 안산2)이 대표발의한 '경기도 모듈러주택 공급 활성화 지원 조례'가 지난해 9월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친환경성과 시공 효율성을 갖춘 모듈러주택 활성화를 위해 전국 최초로 제도적 지원 기반을 마련한 조례인데요.
조례의 핵심은 흩어져 있던 지원을 하나의 체계로 엮은 겁니다. 구체적으로 △5년마다 수립하는 모듈러주택 공급 지원계획 △공급현황 등 실태조사 실시 △모듈러주택 지원센터 설치·운영 △연구개발과 실증을 위한 클러스터 조성 △시범사업 추진 △전문인력 양성 △관계기관 협력체계 구축 등을 담았죠. 단순한 선언을 넘어 공급 기반과 산업 생태계를 함께 키우겠다는 취지입니다.
김태희 의원은 "모듈러주택은 단순히 새로운 건축 방식이 아니라 기후위기 대응과 주거복지 향상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전략적 수단"이라며 "아직 수요와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만큼 경기도가 우선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번 조례가 관련 행정과 지원 체계를 앞서 마련해 청년과 사회적 취약계층을 포함한 도민 누구나 더 쾌적한 공간에서 살아갈 수 있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집을 짓는 방식이 바뀌면 주거의 미래도 달라질 수 있겠죠. 공사기간을 줄이고, 탄소배출을 낮추고, 주거복지까지 넓히는 모듈러주택이 경기도의 제도적 지원을 발판 삼아 공공주택 공급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되는데요.
전국 최초로 모듈러주택 공급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김태희 의원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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