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6·10 민주항쟁 예산 86% 삭감… 지난 4년 간 지워져 온 역사
법정기념일인 '제39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을 앞두고 세종시의 예산 편성 편향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6·10 민주항쟁은 군부 독재의 장기 집권을 저지하고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한 대한민국 현대사의 결정적 전환점이다. 1987년 6월,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민들이 외친 "호헌철폐, 독재타도"의 함성은 39년이 지난 오늘,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의 튼튼한 토대가 되었다. 평범한 이들이 거리에서 흘린 땀과 눈물 위에 지금의 일상적 민주주의와 주권 행사의 권리가 세워진 것이다. 그러나 현재 세종시가 편성한 예산 지표를 살펴보면, 오늘날의 자유를 가능케 한 이 소중한 민주주의의 뿌리가 지워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년 만에 86% 삭감... " 숫자가 말한다"
세종시가 공익법인 (사)세종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이하 사업회)에 민주화운동 기념사업 주관을 맡기며 지원한 보조금 추이는 시정의 방향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2022년 최민호 시장 취임 이후, 세종시 조례에 의거해 운영되던 민주화운동 기념사업 보조금은 단 한 해도 빠짐없이 삭감되었다. 4년 만에 1,670만 원이던 예산은 225만 원으로 줄었다. 무려 86.5%에 달하는 삭감폭이다.
현재 물가로 225만 원은 야외 행사에 필요한 음향 장비 대여와 무대 설치비를 감당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액수다. 행사 현수막과 리플릿 등 최소한의 인쇄물만 제작해도 예산은 바닥을 드러낸다. 전문 공연자를 초청할 예산은 꿈도 꾸기 어렵다. 다행히 세종의 시민 예술인들이 자발적으로 무대를 채워주기로 뜻을 모았지만, 귀한 걸음을 한 이들에게 최소한의 참여비조차 지급할 수 없는 위기에 처한 것이 현재 세종 6·10 기념행사의 서글픈 현실이다.
새마을회와 59배 격차… 1억 3,200만 원 vs. 225만 원
2026년 세종시 자치행정과 예산안에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수치가 담겨 있다. '새마을회 법정운영비(1억 3,199만 원)'와 '민주화운동 기념 보조금(225만 원)'으로, 두 사업 간 격차는 59배에 이른다.
단순히 조직 규모의 차이로 치부하기엔 예산을 다루는 세종시의 행정 기조에서 극명한 편향성이 읽힌다는 지적이 나온다. 똑같이 관련 법령에 따라 지자체 지원을 받는 새마을회의 경우, 물가상승률과 운영 여건 등을 반영해 2024년 1억 2,688만 원에서 2026년 1억 3,199만 원으로 매년 예산을 늘려왔다. 반면 법정기념일을 기리는 민주화운동 기념 예산은 같은 기간 700만 원에서 225만 원으로 단 한 해도 빠짐없이 삭감되었다. 최민호 시장 취임 전인 2022년 예산이 1,670만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시정 교체 이후 사실상 4년 만에 86.5%의 예산이 통째로 삭감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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